잡문

양각산이 어느 소설에 한 편린으로 등장했다

양각산 2013. 6. 3. 11:33

금산산사랑에 장종안님께서 한 소설을 연재하고 계신다.

이름하여 '지소유천(池小有天)'이다.

이 소설에 양각산의 에피소드가 들어 있었다.

이 글을 접하고 얼마나 가슴이 울렁였던지 지금도 그 충격을 느끼는 듯하다.

한가한 유월의 첫 일요일에 옛 그 글월을 조심히 찾아 내 블로그로 모셔 왔다.

 부뜰레 장종안님, 오늘 '지소유천' 연재를 읽고, 제 에피소드와 관련된 글(260, 261, 262회)을 제 블로그로 모시고 왔습니다.

당신의 玉文에 나타난 양각산이 자랑스러워 안 데리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양해하시리라 믿고, 감사드립니다.

 

   ................

“고민은 하신다니요 무었을 말입니까?”

“지소유천 이라는 글귀가 제 인생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토담집 당호도 지소유천당이라고 명해놓고 있지요”

“우리가 살면서 흔히 볼수있는것이 산천바위에 있는 글귀들인데 십이폭포에 있는 그 글귀를 보시고 그렇게 깊히 생각을 다하시고...”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의 선조들은 글하나 이름하나 어디 함부로 명명을 하여 부른것이 없지요 그런데 저 십이폭포에 그런 글을 세겼다면 생각해봅시다 글을 세길수 있는 학식이 있어야 하겠고 또 그것을 계곡바위에 세길려면 석공을 불러 세겨야 하니 아마 제력도 있었을것이고 후세에 남기기 위해서 세겼다면 뭔가 예언하는 것이 있을터이고 그 모든 것이 저에게는 화두가 되었던 것이지요”

“아 그렇군요 그래서 둘레밟기에도 일부러 참여를 하신것 이군요”

백발대장과 이야기를 하는동안 한분이 옆에서 열심히 이야기를 듣더니 둘의 이야기가 끝이 난듯하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아 저는 양각산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도 고향은 부리면이어서 양각산이라는 닉을 갖고 있습니다 두분이 이야기 하시는것을 들으니 저도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데 지소유천당이 어디에 있습니까?”

‘아 지소유천당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손수지은 아주 작은 토담집입니다 뭐 그렇게 거창할것이 없지요“

“저도 언제 한번 초대해주시면 하네요”

“그러지요 제가 꼭 한번 초대를 하지요”

금산둘레밟기를 그렇게 첫 단추를 끼우면서 시작을 하였다.

모두 십팔코스를 잡아 한달에 한번 둘레밟기를 하기로 하였고 매달 둘레밟기에 참석을 하였다 지천이 살고 있는 남일면산을 돌때 부리면가당리 넘어가는 고개에서 출발을 하여 덕기봉을 거쳐서 마무리하는 구간이었는데 그날 마무리는 지천이 머무는 지소유천당에서 뒷풀이를 하기로 하였다.

물론 양각산님도 둘레밟기에 참석을 하여 같이 지소유천당으로 가서 뒷풀이를 하였는데 그 양각산이 자소유천당에서 뒷풀이가 끝나고 나서 회고담을 보내왔다.

며칠 전 그러니까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은 세 번째 일요일로 금산둘레산길잇기 그 열 번째 날이었다. 이 날은 될 수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중인데, 오늘은 마침 부리면 고향에 볼일이 있어 승용차로 산행 들머리인 금산군 남일면 평대리까지 갔었다. 해서 8시에 집에 출발하여 황풍리를 지나 봉황천을 따라 가다가, 초현 좀 못 미쳐에서 덕천길로

좌회하여 평대리 마을 앞 느티나무가 있는 마하정에 도착했다. 봉황천께서 따라붙던 승용차 두 대도 나를 계속 따라와 혹시 우리 일행이 아닐까 했는데, 백발대장 등의 차였다.

마하정은 한문으로 麻霞亭으로 뜻이 너무 아련했다. 대마초 할 때 그 삼 마짜로 부정적이고, 霞 짜는 노을, 멀다 등의 뜻이니, 뜻이 자꾸 엉뚱하게 풀이된다. 대마초를 피운 듯이 기분이 둥둥 뜨듯 노을이 황홀하다는 뜻은 아닐 테고, 그렇다고 이 뜻을 말로 표현하기는 점잖지 못해 의아해 하니,부뜰레님이 해설을 해 주었다. 저기 덕기봉을 마하산이라고도 하며, 덕기봉부터 마장리까지 여러 봉과 산줄기가 이어져 있는데 통합해서 마하산이라고 한단다.

                     지소유천-260회

 

 

지난 달 산행 때(지삼티~덕기봉) 이야기다.

마하정에 마지막으로 부뜰레 부부가 옴으로 12명이 되고, 마하정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평대리 마을 안을 갈라 나가며 농촌의 여러 정겨움을 완상하며 가는데, 이 곳 우체국장이기도 한 부뜰레님이 이 곳 평대리에는 집 안에 고인돌이 있단다. 백발대장께서, 그냥 가자는 의견을 막고 구경을 하게 했다. 울 밖에 거의 10기가  있고, 하나는 집 뜰에 붙어 있는데 우람하고 거창했다. 평대리 마을 역사는 무지 길겠다 싶었다.

마을을 벗어나 덕기봉을 오르는 데는 제법 가파르다. 된삐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고, 반 도 못 올라 중간 휴식을 취할 정도였다. 백발대장이 어저께 이 곳 답사 때 털어왔다는 밤을 쪄와 한 움꿈씩 돌렸다. 밤 까먹는 방법도 가르쳐 주면서......   대원들 챙기는 데도 대단하다.

558m의 덕기봉을 올라 조망하면 눈이 시원하다. 안갠가 개스인가는 모르겠지만 끼어 있어서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진악산과 금산읍이 비교적 선명하고, 봉황천 주변으로 펼쳐진 평야의 논밭과 마을이 그림 같다. 다음에 가야할 산줄기가 가을 단풍에 곱게 물들어 성치산으로 쭈욱 뻗어있다. 가을 산은 참 아름답고 풍요롭다 싶다.

목사리치 다다르기 1~2km는 산불이 났던 곳으로-금산 쪽에서 나서 무주쪽으로 넘어 가다 군계 능선에 불이 잡힌 듯- 나무 등걸이 길을 막고 있다. 때문에 길이 분명하지 않고, 지난 여름에 자란 가시덤불과 잡풀이 우거져 매우 힘들었다.

너머져 있는 나무 등걸이 하도 높아 넘기도 어렵고 밑으로 기어가기도 쉽지 않아, 대장도 결국은 길을 잃기도 했으니 그 정도를 설명 안 해도 이해가 갈 것이다. 이 중에도 정감영님만 잘 해냈다. 겨우 장글을 뚫고 나와 목사리치 정자를 내려보니, 그는  그 곳에서 앉아 쉬고 있지를 않나! 똑같은 사람인데 똑같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아! 우리 인간은 절대 평등할 수 없다.

백발대장의 차로 부뜰레님 댁으로 간다.

오늘 산행  뒤풀이를 부뜰레님의 별장에서 하겠다고 지난 달 산행 때와 오늘 출발 때에 했지만, 나는 시골에 5시 경에 가야했고, 저녁 7시에는 고등학교 동창 부부모임이 있어 가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아무리 미주가효라도 갈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점심 시간에 대화 과정에 마음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으니.....

지천님 닉이 왜 부뜰레요? 라고 내가 물었다. 식사나 반주 자리를 가까이 하다 보면 사람의 관계도 가까와 진다. 가까이 있기에 말을 안 할 수 없고, 그러다 보면 관계의 물꼬가 트이고, 말이 오가다 보면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만.

그의 왈, 뜻이 다의하단다. 프랑스 말도 같고 순수 한국말도 같고, 붙들다의 뜻으로도 또 붙을레 즉 덤빌레의 뜻으로 등 다양하 의미가 있단다.

그리고 그는 시인이고 그의 부인은 월촌(月村)으로 서예에 능하다고 백발대장이 말한다.

또 그의 별장의 바람벽과 방바닥을 서예 습작지를 모아 그것으로 붙였다고 월촌님이 말하는데 혹이심이 발동한다. 별장 보다도 서예 글씨로 벽과 방바닥을 장식했다면 얼마나 운치가 있을까. 결국 마음을 바꾸어 뒤풀이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리고 참석했었다.

목사리치에 백발대장님 트라제로 먼저 음식을 준비해애야 할 분으로 부뜰레 내외와 여자 산꾼 둘과 다른 한 분 여섯이 먼저 떠나고, 다음에 우리 여섯이 음대리에 있는 우체국 바로 뒤의 그의 별장에 도착했다.

예상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조촐하다고나 할까. 별장 하면 넓은 터에 멋있는 정원수, 그리고 그림 같은 집을 떠올리는데 그와는 거리가 많이 났다. 별장은 대체로 인가와도 떨어져 있어야는게 상식인데 이것도 아니다. 정말 소박한 집으로, 나무 기둥과 들보를 맞춰 세우고, 손수 흙벽돌을 찍어 만들어, 바람벽을 쌓아 만들었다. 두 칸 기와집인데, 한 칸은 미수로 헛간으로만 있고, 한 칸만 책들로 빼곡한 집필실이다. 

정말 방바닥과 벽은 서예 화선지로 도배돼 있었다.

추녀 끝 밑에는 풍경도 달려 있고, 굴뚝은 독 몇 개를 사이에 흙으로 이어 쌓아 예술 작품처럼 만들었다.           ...... 261회

 

 

지소유천262
2013년 02월 13일 (수) 11:22:56 장종안 webmaster@igsnews.co.kr

당호도 붙었는데, 집이 작으니 현판도 클 수가 없겠지만, 글씨는 잘 썼다고는 할 수가 없겟다. 특히 소(小) 자가 언밸런스랄까?

쓰였으되 池小有天堂이다. 한문에 약하나 쉬운 한자들이니, 못은 작지만 천당은 있다의 뜻일까? 깜짝하고 당호라는 것은 생각 못하고 天을 天堂으로 해석하며, 그래도 조심스레 부뜰레님께 물었다. 무슨 뜻이냐고, '못은 작지만 하늘이 있다'라는 뜻이란다.

백발대장의 표현으로, 고인돌만한 구둘장을 드럼통 화덕에 올려놓고 장작더미를 화덕에 넣고 달군다. 장작불이 화마처럼 불꽃을 벌겋게 내는데 이놈의 구둘은 미동도 않나 보다. 시골 고향에 5시쯤 가야 하는데 지금이 5시가 다 됐다. 그냥 갈까도 생각했지만 예의도 아니고.....

고기는 삼겹살로 푸짐하게 장만해 놨다. 묵은지에 된장이 준비됐고, 배추 고추 등 푸성귀도 푸짐하고 소줏병도 즐비하다.

한 분이 고기는 안 익었지만 술을 하자고 제의하여, 모든이의 잔에 술을 채우고 우선 건배를 제의한다. 백발대장의 금산둘레잇기의  성황과 부뜰레네의 초청에 대한 감사로 부라보를 외쳤다. 삼겹살은 아직 먹기에 이르다. 감영님이 알미늄 막대기에 삼겹살을 올려 불 아궁이에 들이 밀어 금방 돼지고기를 구워 낸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안주다. 옛말에 회자(膾炙)라는 말이 있던가. 세상에 제일 맛있는 고기가 횟고기 즉 날로 먹는 회와 군고기라지 않았나? 지금 산행 후에 장작불에 구운 이 삼겹살이 바로 회자의 자(炙)가 아닌가! 소주 한 잔에 구운 삼겹살 한 점! 속된 밀로 끝내주게 맛있다. 그러나 슬프기만하다. 맛있는 고기에 술을 먹을 수 없으니, 차를 끌고 고향에도 가고 대전에도 가야만 하니 말이다.

술이 있고 안주가 좋은데 먹기만 하랴. 아까부터 조심스러워 묻지 못한게 있는데, 저 당호 池小有天은 출전이 어디냐고 물었겠다.

여기서부터 내가 부뜰레 지천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눈빛이 갑자기 무당처럼 빛나며 지글지글 끓는 것처럼 느꼈다. 저기 십이폭포에 가면 한문 글귀가 바위에 많이 새겨져 있는데 그 곳에 있는 글이란다.

나도 십이폭포에 다녀오기 아마 다섯 번은 될 듯도 싶은데, 계곡 암반이나 암벽에 새겨놓은 한문 글자들을 봐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조선 천지 명소에 가면 낙서하듯한 글씨가  한 두 군데런가. 게다가 한문을 못 읽어내니 별 흥미를  못 느낀다.

이어서 큰 글씨 아닌 글로 긴 문장이 물 흐르는 암반에 새겨져 있단다. 마멸 정도로 보면 약 육칠백년 쯤의 것이고, 마멸이 심해 읽을 수 없는 글자는 뭐뭐하며 제법 긴 문장을 해석하며 거침없이 읊조린다. 그 때 그의 눈은 열정에 불탔다.

"나는 池小有天에서 池를 십이폭포물로 해석 안합니다. 여기 池는 錦山을 나타내고 天은 하늘이라고 하면 뜻이 좁혀지니 하늘 이상의 뜻인 '天'으로 해석해요"

결국 금산이 우리나라, 아니 세계의 중심의 핵이란 뜻으로 말하는 듯싶다.

동학란(동학혁명)의 발원지도 금산이고, 끝도 금산이라고 덧붙여 말하는데, 내야 역사 상식도 천박하지만 정말 그럴 듯했다.

여기 우리가 금산둘레잇기 산행 뒤풀이를 하는 부뜰레 별당 "池小有天堂"은 그렁저렁한 곳이 아니다. 금산의 핵이요, 금산 사랑의 용광로요, 금산의 자존심의 요람이다. 池小有天堂 당주이신 부뜰레님의 활약이 기대된다

삼겹살에 소주와 노변정담을 중도에 끊고 떠나는 마음이 아쉽기만 했었다.

양각산님께서 훌륭하고 뛰어난 글을 주어 한참을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들여다보면서 지천은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이 금산은 동학의 최초발원지였고 우금치전투에서 패배한동학군이 마지막으로 항거한곳이 아닌가 하늘은 아무런 뜻이 없이 그런 큰 역사의 상흔을 아무곳에나 내려놓는것이 아니지 저 지소유천(池小有天)이라는 글귀에서 보여주듯이 이땅은 그런 땅이지 하늘이 역사의 상흔을 내려놀만한 그런 값어치 있는 땅이지 그러니까 이곳에 빔의 철학이 이어지는것이지”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추천하기 0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고기 한 점 더 먹으려다 낭패를 당하다  (0) 2013.08.27
대학 과 친구 모임   (0) 2013.07.24
고속도로 제1호 휴게소 금강휴게소  (0) 2013.05.03
점심 한 끼 잘 먹으려다가 ......  (0) 2013.03.19
봄 소식  (0) 201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