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은 너무 더워서 있는 모임도 몇은 생략하기도 했다.
한 달에 여닐곱 있는 모임이 이 달에는 댓 개밖에 없으니, 백수에게는 모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오늘 24일은 공교롭게도 큰 모임 둘이 있었으니 하나는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고, 다른 하나는 대충산사 10주년 기념 1박2일 모임이다.
다 중요하고 정겨운 이들과의 만남 모임이자 특별한 모임이니 어느 하나를 빼기가 아까웠었다.
그런데 어쩌자고 모임이 겹친다냐?
고등학교 동창 모임은, 대전을 벗어나 금산군 제원의 금강가에 있는 원골 '배나무식당'에서 낮 12시부터 밤늦게까지 하기로 했었다.
60만원에 통개를 맞췄고, 마시고 먹고, 고스톱도 치며 어쩌면 날새고 다음날 올라갈 수도 있다.
이 모임에 함께 있어, 이 치료 때문에 마실 수는 없어도 떠들고 욕하고 고스톱도 하고 아그덩바그덩하며 보내고 싶은 데, 대충산사에서 진정으로
오길 원하는데 아니 갈 수가 없었다.
12시 좀 넘어 뜨끈뜨끈한 개고기 수육이 나왔었다. 입에 착 감친다.
술과 함께 먹으면 끝없이 먹을 수 있겠는데, 무진장 많은 개고기가 느끼해지기도 했었다. 나온 고기가 식으니 입에 당기지 않는다.
개장국은 아직 덜 됐다 했었다. 그냥 개고기로 배를 채운다. 밥도 아직 안 나오고, .......
금산에서 1시에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지나간다. 1시 25분쯤 됐었다. 이 버스가 가선리(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까지 갔다가 금방 되돌아
금산으로 들어간다. 10분쯤 걸린다.
그 버스를 타야 한다. 그래야 집에 가 옷 갈아 입고 대충산사 모임(오후 6:30)에 갈 수가 있다.
그 다음 버스는 5시에 금산에서 출발하는 차이니, 이 버스를 반드시 타야 한다. 그 때까지 보신탕은 나오지 않으니, .... 내 속이탄다.
그러면 개고기로라도 배를 채워야지 하며, 이미 식어 있고, 너무 많이 먹어 물린 고기를 몇 점 더 먹었을 것이다.
도롯가 승강장에 나가니 1시 35분이다. 5분만 기다리면 오겠다 싶었다. 40분, 50분에도 오지 않는다.
생각은 자유이니, 이제는 점심 때이니 기사는 종점에서 점심을 하고 오는가 보다 했었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온다.
이거 개고기 한 점 더 먹으려다가 낭패 봤군 했었다.
이제 차선책을 강구한다.
여기서 3km 남짓되는 곳에 천내리가 있는데, 그 곳까지 오는 버스가 3시 30분 쯤에 있다.
다행히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그리 덥지는 않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금강과 그 강 건너 난들마을, 자지산과 부엉산도 보고, 저 멀리 개티(개터)벌도 보고, 봉황천과 진악산도 보고 ......
1km쯤 걸어가고 있을 때, 내 옆으로 고급 승용차 하나가 스르르 선다.
친구 재중이가 금산에 볼일이 있어 나간단다.
그는 대전의 예식장에서 점심을 들고 뒤늦게 왔던 동창인데 다시 금산으로 나갔다가 저녁이나 먹으러 들어오겠다 했었다.
때마침 비까지 보슬거린다. 버스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어 오히려 전화이복이 됐었다.
계룡산 동학사 주차장 께에 있는 멧돼지 농원 모임에는 1시간 일찍 도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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