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브로켄 현상(청록님 산행기에서 발췌)

양각산 2010. 1. 23. 22:09

 

  내 옛 산행기(이화령~하늘재)를 찾으려다가 뜻밖에 좋은 자료 하나를 발견했다.

 청록님의 옛 산행기로 '브로켄 현상'을 이 구간의 신선암봉(937m)을 지나면서 포착했나 보다.

 나는 브로켄 현상이라는 단어도 못 들어봤으니, 그런 현상은 더욱 보지 못했다. 너무 신기하다. 그래서 내 블로그로 모셔왔다.

 청록님은 우리 대충산사 전 회장님으로 계셨다가 지금은 고문으로 산행 활동이 왕성한 분이시다. -양각산- 

 

"사물의 뒤에서 비치는 태양광이 구름이나 안개에 퍼져, 보는 사람의 그림자 주변에 무지개 같은 빛의 띠가 나타는 일종의 대기광학 현상이다. 독일의 브로켄 산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위키백과-

 

<2005년 9월 15일. 금요일>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깃대봉~마페봉~주흘산 부봉1봉~탄함산~하늘재
 

 주흘산 방향에서 짙은 운무가 피어오르고 연풍면 방향의 운무도 서서히 걷히면서 오늘 산행은 역시 생각한대로 좋은 조망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점점 더 부풀린다.

희양산과 구왕봉의 위치를 찾다가 갑자기 기이한 모습을 발견하고 일행들을 부른다.

"아니 이런 행운이...." (07:13)

▼브로켄 현상이 시작되다.(1차)
흥분이 가라앉고 대신 피어나는 운무의 향연에 주흘산은 잠에서 깨어난다. 
 

너무나 한순간에 끝나버린 빛의 예술!

아쉬워하는 내 마음을 달래주겠다는 듯, 운무가 밀려오면서 두 번째 브로켄 현상이 시작된다.(07:16)

 

브로켄(Brocken) 현상이란? ***

강성호님이 지리산 웅석봉에 블로켄 현상을 보고 올렸던 설명을 인용한다.
항공여행 중 어쩌다 항공기 창 너머로 볼 수 있는 경치 중에 브로켄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비행 중에 항공기 뒤편에 태양이 있고 그 빛을 받아 항공기 그늘이 구름에 비칠 때에 간혹 항공기의 그림자 주위에 흡사 무지개와 같은 예쁜 고리가 보일 때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브로켄 현상"이라고 부른다.

가령 승객의 좌석위치가 우측이라 치고 태양이 항공기 좌측에 있고, 그래서 우측으로 구름이 보이고 항공기의 그림자가 그 구름에 비쳤을 때에, 둥근 무지개 모양의 아름다운 광택이 나타나는 경우가 되는데 결코 아무 때고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높은 산맥 위를 날 때 앞쪽에 운무(雲霧)가 자욱할 경우에 간혹 나타나는데 이러한 광학(光學)적인 현상이 독일의 중부지방 하르츠(Harz) 산맥에 있는 브로켄산(Brocken, 1,142m)에서 자주 볼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브로켄 요괴(妖怪) 또는 매우 장엄하고 엄숙한데다 아미타여래와도 비슷해서 내영(來迎)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태양 빛이 운무 속의 미세한 안개입자 사이를 통과하면서 반사되고 회절되면서 파장별로 색깔이 분리된 나머지 원형의 테가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을 띠게 되는 것으로 빛의 굴절이나 반사로 인해 나타나는 무지개와는 다르다.
브로켄 현상은 무지개보다는 훨씬 작고 주로 둥근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하늘만이 아니라 등뒤로 태양이 밝게 비치고 앞쪽으로는 안개나 구름이 짙고 균일하게 깔려 있는 조건만 갖추어진다면 높은 산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자신은 항상 안개 밖에 있어야 한다.

자신이 안개 속에 묻혀있으면 태양 빛이 차단되어 브로켄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주위가 트인 산봉우리에서 태양을 등지고 앞쪽에 젖은 안개가 끼어 있을 때 그 안개 속에 자신의 그림자가 보이는 동시에 그 그림자에 광채를 띤 원이 나타나는데 이는 보통 테의 안쪽 부분이 청색, 바깥쪽은 적색을 띠며 중심부분은 밝게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전문용어로는 Glory라 하여 광륜(光輪), 후광(後光)이라 한다.
그 옛날 어느 등산가가 브로켄산을 오르던 중 급경사에서 잠시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다가 흉칙한 요괴의 모습을 목격하고서 너무 놀라 미끄러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또한 1865년에 에드워드 윔퍼라는 등산가가 마터호른을 등정했을 때도 산정에서 이 브로켄을 보았다는데 하산 도중 4명의 대원이 추락해 죽자 이것이 브로켄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당시는 "브로켄의 요괴(妖怪, Brocken's monster)" 혹은 "브로켄의 환영(幻影)"으로 불렸고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언제부터인가 브로켄은 행운의 징조로 바뀌었다.

태양을 등지고 안개에 쌓인 산꼭대기에 서서 거인이나 요괴처럼 커다랗게 보이는 자기 자신의 그림자가 안개의 벽에 비춰질 때 그 광경이 너무나 환상적이고 신비로운데다 좀체 보기 힘든 희귀한 자연현상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행운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산에서 브로켄을 목격하게 되면 결코 산에서 죽지 않는다"는 전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행운"이 닿지 않으면 평생 에 한번도 볼 수 없다고 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항공여행 도중 무심코 바라본 창 밖으로 혹시 브로켄을 만난다면 이는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그야말로 "행운의 여신"을 만난 것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P.S
독일 하르츠산맥에 있는 브로켄산(1142m)에서 발견된 기상광학현상으로 산꼭대기에 등산자가 서있을 때 앞에는 안개가 끼어있고 뒤에서 해가 비치면 등산자의 모양이 크게 확대되고 둘레에 무지개의 테가 몇겹씩 보이는 현상으로 국내산(지리산)에서도 가끔 발생한다.

 

▼빛의 예술은 다시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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