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록을 올려 본다.(2010. 1. 27.)
들독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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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각산 | 작성일 : 2005-03-01 22:43 | 조회수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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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내맡'이다. 옛날, 강 건너 마을 벌말을 지나다가 어른을 만나 인사를 드리면 혹 모르시고는 "너 어디 사냐?" 하면 " 저 내마테 살아요." 했었다. 어떤 때는 " 안담에 살아요" 라고도 했었다. 내맡이라는 명칭과 안담이라는 두 이름이 내 고향 마을의 이름이다. 국민학교에 다니면서 한문을 익히고 중 고교를 나온 후에 친구나 친지들에게 편지를 쓸 때에 내 주소는 新村里 內場이라고
쓰게되었다. 내맡, 안담이 한자로 바뀐 것이다.
우리 고향의 이름은 본디 내맡 혹은 안담이었었다. 우리 마을은 강에 휘둘려 있고 또 웃새터나 아래새터 마을처럼 강변에 연해 있지 않고, 서쪽만 트이고 동북남쪽은 야트막한 야산으로 둘려진 분지형의 부락이다. 이를 미루어 짐작하건대 내 즉 강과 관계되어 붙여진 명칭일 것이다. 내맡의 내는 시내, 냇물의 순 우리말이고, 맡의 맡은 마당, 넓은 공간, 장소의 뜻이리라. 또 안담의 안은 안 즉 바깥의 반대말, 담은 마을을 나타내는 우리 고유어일 수도 있겠다.
한 2~3백년 전의 마을 문서에는 우리 마을을 천장리(川場里)라고 기록돼 있단다. 또 4~50년 전에는 우리 마을 이름을 한문으로 乃場이라고도 썻단다. 내 기억에도 乃場으로 쓴 것을 보았던 같기도 하다. 마을 이름이 결국 내의 유래는 내, 강, 시내 등과 관련이 있거나, 안 즉 안쪽에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맡이나 담은 마당, 마을, 넓은 공간의 뜻에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들독거리 이는 내맡동네의 한가운데 있는 거리 이름이었다. "들독", 이는 들어올리는 돌이란 뜻의 말이다. 이 들독이 지금도 우리 마을에 기념물로 남아 있는데 둥근 타원형의 돌로
160 근(한 근은 600g-97kg)이란다. 옛날 우리 마을의 젊은이들은 이 돌을 어깨 너머로 들어 넘기는 힘겨루기를 했는데, 그 곳이 들독거리다. 얼마나 건장한 젊은이들이었는가? 96kg을 맨손으로 들어넘기니 그 기개, 그 건강함.....감탄 감탄일 뿐이다.
어떤 이는 이 들독을 얼러메고 대뱀이 논둑길을 빙빙 돌았다고도 한다.
우리 마을, 건강한 내 고향, 들독거리의 그 들독이 지금도 우리 고향 마을회관 광장 들머리에 무게잡고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들독거리! 얼마나 힘차 보이나! 건장한 한국인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귀엔 쟁쟁히 들린다. 야아압!!
* 독(돌,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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