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잠이 안 와서

양각산 2019. 8. 11. 03:38

 

 어제는 집식구의 생일이었다.

애들과 손주들과 금산 머들령 너머에 있는 '하늘물빛정원'에서 저녁으로 생일연을 가졌었다.

오후 여섯시에 도착해 9시가 넘어서 나왔으니, 꽤 즐거웠었나 보다.

며느리만 사정이 있어 빠지고, 삼남매 가족이 다 모였었다.

그래야 우리 포함해 모두 아홉였으나, 식사 시간 말고도 두 시간 가량을 노닐었었다.

........


그런데, 너무 많이 먹었는지, 아니면 집식구 일 때문인지 잠이 바로 깨졌었다.

뒹글대다 나오니 새벽 두 시도 안 됐었다.

두 시 넘어에 홀로 무슨 할 일이 있겠나.

컴퓨터로 뉴스나 뒤적이는데도 시간만 많다.

옛 어느 카페를 뒤지게 됐다.

거기에 짧은 글과, 사진이 달랑 하나였던 것이 배꼽만 남아 있었다.



"여행기


호주는 남자가 살 데가 못 되는 나라

  2005 1.31 12:20

  • 김호은
  • 조회수 : 30

지난 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오스트렐리아와 뉴질랠드를 다녀왔었는데.........
내 사는 아파트의 통로 부부 계원 5쌍과 한 계원 부인의 여자 친구 4분 등 14명의 해외 여행이었다.

장장 10여 시간의 비행 끝에 시드니에 도착하여 현지 가이드의 인솔에 초등학생처럼 따라다니는 여행이 시작됐었다.
가이드의 제일성 왈 여기는 호주입니다.

때문에 여자가 왕입니다.

호주에서는 남자가 여섯번째입니다. 첫째는 여자, 둘째는 갠가 고양이인가고.....뭐해서....

결국 남자(남편)는 개만큼도 대접을 받을 수 없단다.  이사 갈 때는 개는 데려가도 남자는 떼놓고 간다나며,
이제부터는 부인께 잘대하라고, 여왕처럼 모시라고.........
나는 장난삼아

아내 가방을 끌고 내 배낭은 짊어지고,  낯선 시드니 여행을 시작했다.

마치 겁먹은 얼굴인 양....

 




뉴질랜드에는 없는 세가지2005-02-01 12:05
  • 김호은
  • 조회수 : 26

 뉴질랜드에는 다른 대륙과는 달리 세 가지가 없다는데 이를 뉴질랜드의 三無라 한단다.
하나는 뱀이 없고 또 하나는 맹수가 없고 마지막 하나는 축사가 없단다.
맹수가 없어 순하디 순한 양이나 소를 방목할 수가 있겠고, 대규모 목장을 경영할 수가 있겠구나 싶다.
축사는 양이나 소의 우리를 말하는데 외양간 같은 젖소나 양의 집을 말한다.

뉴질랜드는 국토의 50%가 초지라 하고, 그 대부분이 목장이란다.

한 목장의 규모는 작아도 5,000 마리 정도의 가축을 기른다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이 많은 가축의 축사를 짓는다면 얼마나 많은 힘이 들겠는가?

 그러나 축사가 없으니 뉴질랜드의 양들은,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안개가 끼나 아랑곳없이 몸으로 때우는 신세란다.
현지 교포 가이드 이창호씨의 말을 빌려 "뉴질랜드의 삼무(三無)"를 소개했다."



여행기


연말 가족 여행을 동해로2005-02-05 09:30
  • 양각산
  • 조회수 : 21


2004년 12월 24일은 나의 결혼 30주년 기념일이었다.
맏이와 막내딸이 선물과 케이크에 와인을 준비하여, 전등을 끄고 촛불만 밝히고 축하의 노래도 받으면서 조촐한 축하식을 받았었다.

그리고 가족 여행을 모처럼- 몇 년인지를 헤아릴 수 없음- 동해안으로 떠났었다.
그 날이 25일 새벽 4시 경, 이천에서 일하는 아들을 태워야 우리 가족 전원이 함께하는 여행이 되기에, 일찍 서둘렀었다.

대전 나들목을 들어서 경부고속도 상행로를 달리다, 중부고속도로로 분기하였고 영동고속도를 잠시 지나다가 이천IC를 빠져 나와, 아들을 합승시켰다.

비로소 완벽한 가족 여행의 조건이 충족되었다.
좀 허전한데, 8순을 훨씬 넘긴 어머님을 모시지 않고서 완벽한 가족 여행이라니, 불효막급한 놈 하면서,

혼자 속으로 자책하면서 어머니의 넓은 아량에 용서를 확신했었다.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원주를 지나도 아직 어둠이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길다는 둔내 터널을 나올 때에야 멀리 산맥들의 실루엣이 선명해 진다.

강릉 가기전에 동해고속도로 남행으로 갈려서 정동진IC를 빠져나오니 일출이 갓 있을 것 같아 초조하다.
정동진에 이르니 웬 차가 그리도 많던지. 답답하지만 어쩌겠나, 앞 차의 꽁무니를 바싹 붙어서 뒷차의 간지럼을 뿌리치면서 그렇게 가진다.

가다가 서고 서있다가 가고, 벌써 시장기도 돈다. 이천에서 사 온 김밥을 먹으면서....
마침 길가의 주차됐던 차가 코앞에서 빠져나가지를 않는가!

이리하여 한없는 차 산보는 끝이 났다.

정동진, 경복궁에서 정 동쪽에 있는 나루라서 붙여진 이름임을 익히 알고 있어서, 애네들에게 말하려 하니 막내도 벌써 두어 번 왔다 갔단다.
일출은 좀 늦었지만 완전한 크기의, 순수한 밝기의 태양을 보았다.

언제나 떠오르는 해는 우리에게 용기와 흼을 불어넣어 준다.
모래시계의 촬영지, 겨울연가 촬영지를 돌면서 샤터를 눌러 댔고, 정동진역을 향해 해변을 걷다보니 거창한 가마솥이 보이고, 많은 현수막이 널려 걸려있는데 내용인즉, 일출객 중 선착순으로 1,000명에게 미역국밥을 공짜로 준다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이미 가마솥의 온기도 다하는 시각이니.....입맛만 다실 수밖에....

7번 국도는 해변, 동해변을 죽 연해서 이어진 길이다. 이 길은 남으로부터 주행해야 더 좋다.

왜냐면 그래야 바다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대로 동해 해안을 따라 내려간다.

서해 바다나 남해 바다는 답답하다. 시야가 금방 막히기 때문인데 이 동해 바다는 이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생활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동해바다로 동해바다로 고래 잡으러 떠나는 것일 것이다.
망상 해수욕장을 들렀다.
이 해수욕장은 우리 가족에게 추억이 있는 곳이다.

몇 연돈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던 뉴스를 예서 들었으니까.

텐트 속의 불안한 잠에서 깨어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옆 텐트 트랜지스터를 통해서 들었었다.

그 때의 감흥이 새록새록 새어 나온다.

허나 겨울의 해수욕장은 삭막하기만 했다.

망양 휴게소, 이 휴게소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곳이다.

7번 국도를 달렸을 때는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들렀던 곳이다.

음식이 맛있어서가 아니고, 바다를 멀리멀리 편안하게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맑은 날에는 휴게소 뒷편 밖에서, 비 내리거나 눈이 오면 휴게소 안 창가에서 바다를 보면 그냥 좋다.

커피 한 잔이나 맥주, 찬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좋은 사람과 보면 더욱 좋다.

우리 가족은 휴게소 뒤 갯돌에서 맨 눈으로 맨정신으로 원없이바라봤었다.

사진도 찍으면서..... 여기서 찍은 사진을 우리 컴퓨터에 바탕 배경 화면으로 설정했다.

후포에서 회로 점심

영덕을 거쳐34번 국도를 바꿔 타고 안동을 지나,예천을 거쳐 3번 국도 옮겨 달리다가 상주께서 25번 국도를 타며 충청도로 접어든다.

관기에서 지방도를 타고 안남을 거쳐 현리에서 37번 국도를 타고 옥천에 와서, 저녁을 먹었다.

올갱이국밥으로 하고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다 됐었다.

 

 
 



나이들어 잠 없는 노인네

꼭두새벽에 일어나

이 무슨 짓인고!

ㅎㅎㅎ .....


가장 오래된 인터넷 양각산의 여행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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