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흥사(울진군 온정면 덕산리)
2018년 4월 3일 화요일 많이 더웠던 날, 홀로 산행에 나섰었다.
백암온천으로 유명한 온정면 조금리 원수목이재에 차를 세우니 08:40, 그리고 칠보정맥으로 하여 칠보산은 잘 찾아갔었다.
어찌어쩌하다가 칠보산 너머와 그 주변을 돌다가 결국은 칠보산에 다시 왔었었다.
그러고는 집식구에게 전화했었다. 한 시간이면 내려 가겠고, 숙소에는 10여 분 걸리니 그리 알라고 .......
그런데 좀 전에 올랐던 그 칠보지맥 길을 잃고 다른 맥을 타고 가다가 계곡물이 시원한 곳까지 내렸었다.
일찌기 알바임을 깨달았으나, 10여 분의 내린 시간이 아까웠고, 저 밑에 보이는 임도가 분명 원수목이에서 내리는 그 길이려니 했었다.
시원한 계곡물을 몇 손바가지를 마시고 발도 닦고, .... 룰루랄라 임도를 따라 올라 간다.
그런데 그 임도가 너무 새 길이다.
69번지방도는 아니었다. 갓 만든 임도지만 결국은 그 길에 분명 만나리라 확신했었다.
그러나, 그런데 그 임도가, 수 km를 갔었는데 끝이었다. 절망이었다.
해는 뉘엇거리고, 마음은 다급해졌었다.
새 길가에는 새 표지목이 세워져 있고, 긴급시는 전화하라는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고, ....
그런데 전화를 하니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멘트만 뜬다. 119를 걸어도 그렇고 마눌에게 전화를 걸어도 ......
문자를 날리려도 안 되고, ....... 절망이다.
절망은 결국 자기를 망치는 법, 믿는 것은 내 다리뿐이다. 아직도 몇 시간은 걸을 듯 싶었다.
칠보산이 보였었고, 그 맥줄기를 가늠해 보았다. 거의 오르기 시작했던 그 임도 첫 구비에서 흐릿한 길을 찾아 올랐었다.
.......
그리고 칠보지맥 마루금을 찾았고, 저 밑으로 보이는 도로가 보이기에 그 도로가 아침에 내 차가 간 길이다라고 단정했었다.
걱정할 마눌에게 전화하고 느긋하게 내렸었다.
2018. 4. 5. 밤 11:50에..... 내일 계속 .....
지금은 꼭두새벽이다.
잠에서 일어나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다음 지도와 여러 산행기를 살펴가며 알바 경로를 점검해 봤다. 한 시간여를 소비하여 감을 잡았다.
원수목이로 내려가다 우틀하는 맥으로 알바했구나!
새 임도를 올라타지 않고 계곡물을 타고 내려갔더라면 원수곡이고, 그러면 바로 69번지방도를 만날 수 있었는데 ........
또는 새 임도를 오르지 말고 역으로 내렸어도 그 큰 알바를 면했을 텐데,
......
그러나 새 임도를 뒤돌아 내려와,
쳐올랐던 마루금은 칠보지맥이되 아침에 밟았던 그 맥이 아니고 그 다음의 칠보지맥이었구나.
칠보지맥 오른쪽은 금강송을 벌채해 놓아 황막해 보였는데, 아침 나절에 오를 때 못 본 듯싶었다.
그러나, 봤겠지만 무심히 지났으리라 생각했다.
벌목하느라 생긴 임시 찻길을 내리다가 시멘트 포장길을 만났었다.
저 밑에서 라이트를 켜고 대형트럭이 올라오고, 길가 공터에 사람도 보인다.
어둠과 절망에서 광명을 찾았다 싶었다. 고생의 끝이구나 싶었고 어떤 희열을 맛보기도 했고.
트럭이 공터에 이르고 골재를 풀었다.
그 짐의 화주는 여자들인 듯싶었다.
나는 길을 물으려 그들을 불렀고, 다가온 그 분은 승복을 입은 여승이었다.
산행하다 길을 잃었다며, 원수목이를 가는 길을 물었다.
그 스님은 걸어서 못 갈 먼 거리라 했었다.
그래도 갈 수 있으니 길만 알려달랬었다.
스님은 그 트럭 운전수에게 부탁해 본다 하였고,
그 트럭 운전수는 날이 어두워 오늘은 일을 끝내고 후포로 돌아간다고 했었다.
아마 골재를 실어오는 곳이 원수목이 너머의 어느 곳이었나 보다.
스님은 자기가 데려다 준다고 했었다.
그 때 시간 7시가 넘었었다.
........... 떠나는 트럭과 광흥사 오름길
집식구가 아침 먹으라고 부른다.
2018년 4월 6일 아침 6시 22분
아침 식후, 다시 컴퓨터에 ........
* 나는 요즘 칠순을 넘은 나이로 모든 게 쇠퇴해가는 시기이다.
치아가 그렇고, 청력도 자신이 없고, 발음은 옛날에도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말하기가 겁날 정도다.
스님의 차를 탔었다.
원수목이 도로 들머리까지만 데려다달랬지만 그분들은 비포장도로 날맹이 원수목이재까지 데려다 줬었다.
조수석에 앉으라 했지만 하루 종일 찌든 몸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타고 가면서 답하기도 하고 묻기도 하며 25분 가량을 달려 원수목이에 내렸었다.
그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숙소에 가서 메모해 놨었는데, ..... 그 분들이 계신 절을 광은사로 메모 됐었다.
넓을 광짜 그리고 그 뒤 글자도 들었지만 나름대로 은혜 은짜로 들었었나 보다.
메모의 제목이 " 덕산 광은사 스님 두 분"이었다.
두서없이 적은 메모를 옮긴다.
계룡산에서도계셨다 했고, 계족산도 아시었다.
영해가 고향이라고 했던가.
원수목이를 넘으면 영해로 간다고 했던가.
나는 원수목이를 넘으면 영덕군 병곡면 어드메인 줄 알았는데, .......
조수석에 앉히려 했었지만 땀내 찌들어 사양했었고, .......
원수목이는 재가 아니고 마을이름이라고도 했었고, 그 원수목이에 사는, 광은사(광흥사) 신도도 있다 했었다.
윗조금(상조금)마을 지나 얼마 후에는 비포장 도로다.
포장도로 끝에 내려달라고 애걸했지만 꾸불꾸불 툴툴대는 비포장도로를 올라 원수목이재에까지 태워다 주셨다.
언젠가는 궁금해서이 비포장도로를 올라봤었다 하며 무섬증이 나서 돌렸다고도 말했었던것 같다.
스님의 차
어스녁에 아마 20km 쯤인 아 후미진 밤길을 태워다 주셨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
이것도 인연이라며 말씀함에 공감을 느꼈었다.
나는 신앙이 없는 편이지만 무신론자는 아니다.
정말 큰 인연을 맺었구나!
감사하다는 말만으로 끊났으니, 더욱 아쉽다.
몇 푼 드린다는 것이 왜 그리도 실행으로 옮기기가 어려운지 ......
다음에 온정에 오는 날에는 광은사를 찾아봐야겠다.
2018년 4월 3일 해진 밤에 도움 받은 대전의 양각산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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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4일 비 오락가락하는 날 오후 5시 경에
온정시외버스터미널 시내버스승강장에 나갔었다.
5시 10분시내버스를 타려고.
이 버스가 온정을 출발하여 조금까지 갔다가 되나와 덕산을 거쳐 덕인 삼률로 하여 평해로 간다는 정보를 알고서였다.
그 승강장에서 덕산에 사시는 한 손님이 있어 대화가 됐었다.
광은사 아시나요? 내가 물었었다.
그녀는 안다 했었다.
내가 어제 그 스님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다 했더니, 스님이 아니고 보살님이라고 했었다.
내가 되묻길 보살님도 머리를 깎습니까? 했다.
그러니까 그 분은 주지스님이고, 다른 한 분은 보살이라 했다.
나는 두 분 다 머리를 깎았었지 않았나 했는데, 해질녘이고 쇠퇴한 눈 기능의 소치로 잘못 봤나싶었다.
5시 10분 발 버스는 벌써 와 있었다.
이 버스는 조금만 갔다가 다시 나와 곧장 평해로 간단다. 내가 안 정보는 틀린 정보였었다.
이 분을 못 만났더라면 낭패가 될 뻔했다.
주민의 민원으로 한 버스가 생겼단다.
이 버스가 덕산 덕인 삼율(호포버스터미널)을 지나, 평해로 간단다.
덕산 사람들은 민원을 안 낼 수가 없었겠다. 10km 가까이 되는 곳을 갔다가 다시 나와 덕산 방향을 가는 이들은 얼마나 불편했겠는가.
그래서 한 버스노선이 최근 개설됐다는 얘기다.
아마 5시 6분인가 7분에 와 금방 떠났었다.
윗덕산에 산다는 그녀가 광은사로 가는 길이라 큰소리로 알려준다.
자그마한 표지목에 '광흥사'라 써져 있었다. 광은사가 아니고 광흥사로구나!
밤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그 길이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전 날 밤의 정경이 잔잔히 젖어 온다.
늦어도 내년까지는 광흥사를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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