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더위 식힐 곳 찾아 세 시간 헤매다

양각산 2017. 8. 7. 15:02




  언제 : 2017. 8. 6. 일요일

 누구랑 : 집식구랑

 어디를 : 3개 시도(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전라북도)를 돌아서 전라도 운주계곡의 어느 다리 밑으로 .....


프롤로그

며칠 전부터 마눌을 달래고 있었다. 이런 삼복더위에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

그러나 선풍기를 돌리며 땀을 흘리는 걸 보니, 아무리 박정한 나도 마음이 흔들렸었다.

2일 태권이와 진산농협에 점심하러 가고, 3일은 형님댁 방문이 있었고, 4일은 한나루 모임, 5일은 정말 더웠었는데도 보문산 올랐던가 ......

그래서 다음 날인 6일에는 어느 또랑가에라도 나갔다 오자 했었다.

 6일 아침에 갈 곳을 생각해도 뾰족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집식구에게 어데 좋은데 없어? 했겠다.

어드메를 애기하는데, 어디를 말하는 지를 모르겠다. 아! 거기!

애들 어렸을 때, 장성했을 때도 몇 번 갔던 곳, 진산면 삼가리 청징이계곡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곳은 옛날에는 참 좋았었으나, 금년 봄 유등천 답사 때 보니, 그 계곡에 펜션이니 무슨 가든이니 하는 업소가 생겨나서 놀 데가 없을 듯했다.

계곡도 그런 공사로 많이 훼손 됐고 .....

"거기 옛날과 달라. 아마 우리 더위 식힐 만한 곳이 없을 수도 있어"

9시쯤 집을 나섰었다.

아파트 서문으로 나와 서대전역네거리에서 샛고개굴길을 통과하여 635번지방도를 타고 복수를 거쳐 삼가리도 지나, 청징이마을에서 좌회하여 삼가천을 올랐으나, 짐작대로 우리 쉴 곳은 마땅찮았었다.

그러나 그냥 U턴하기는 양각산은 허락할 수가 없었다.

삼가천 끝 즈음에 엄젱이(엄정리)로 넘는 길을 올봄에 눈익혀 놨으니, ......좁은 산길을 돌고돌아 고개를 넘으니 상엄정리마을이 나왔었다.

여기는 금산군 진산면 엄정리로 고등학교 동창 이봉오가 살던 동네이다. 학교 때 지각을 자주 했었기에 아주 먼 데의 시골 친구려니만 생각했었고, 여기 와 보긴 오늘이 처음이다.

차를 마을에서 제법 내려가서에 있는 버스승강장을 지나 그늘진 공간에 세우고 차에서 내렸었다.

좀 전에 청주에 사는 용빈이가 오늘 아침  아홉시도 안 된 지금 30도가 넘었다며 호들갑이었고, 시원한 차에서 내리는 내겐 폭염이 훅 침략해온다.

9시 47분!

.........

이러다가 피서지를 찾는게 아니고 거리 탐방, 지역 탐방으로 흘러 갔었다.

집식구를 차에 방치해 놓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기해하며 디카에 잡기도 했었다.

이런 일을 주객전도라 표현하면 이상하고 여하튼 그러하며 세 시간을 방황하다가 전북 완주군 운주면 운주계곡 어느 다리 밑에 이르렀었다.

12시 3분이었고, 장장 세 시간 여에 용계교 밑에 자리를 펴니 12시 10분이었다.

비로소 피서지를 찾아냈다!


그 여정을 대충 기록해 본다.

  

정보 1 : 유등천으로부터 22km

여기 상엄정리의 다리 밑의 도랑물이 흘러흘러 유등천에 닿으려면 5십5리를 가야 한단다.


껄렁한 디카 들고, 지금도 매월 24일에는 모임에서 만나는 봉오네 마을 '윗엄젱이'를 찾아간다.

장령지맥을 할 때, 마을 앞 산 암반에서 점심을 먹으며 내려보던 그 동네!   어쩌면 아래사진 봉우리가 그 곳은 아닐가


정보 2 : 화엄로

엄정리에서부터 화림리(금성면)까지 가는 길 이름


   

윗엄정리 

 

 


대전을 가려면 아래엄젱이를 거치는 화엄로로,

금산을 갈 사람들은 화림리를 거쳐 금성면 소재지 파초리로 가는 화엄로를 ....


진산면과 금성면의 경계 재, 소란(소라니)재는 장령지맥과 식장지맥에 있다.

마을 이름이 상탄이던가. 상탄도 화림리의 한 마을이다.(10:00)


소란재


  




화림리


   


월봉산



화림저수지를 지나, 화엄로를 달려 내리니 68번지방도에 이르렀다.

금성면 면소지가 나타났었다

면사무소, 보건소, 금성초교 ..... U턴하여, 온 화엄로를 되돌아 ......

   



화림리 화엄로 옆 둥구나무 밑 도랑,

빨래터인가 쉼터인가

위로는 검정 차양막이 쳐 있었다.

여기! 어때? 하니, 마눌, 매우 노 땡큐다.




사람 찾아 헤매었다.

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미침 지나가는 봉고트럭이 있어 물으려 손드니, 손사래로 답하며 지나가버린다.

아마 히치하는 이로 오해했겠지.

한 집으로 불쑥 들어가 월봉산 넘어 활골을 갈 수 없냐니깐, 그런 마을 들어본 적 없다고 큰소리친다.

그 옆 그의 부인인 듯한 이가 우리는 이사 와 살아서 잘 모른다 해서 마음의 상처가 아무러졌었다.

저 멀리 길가에 의자가 몇 있는데,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땀 흘리며 가니, 쉬었다 가라 하는구나.

길 물으니 장뎅이로 가는 길이 있다 했었다.

차로 갈 수있냐니까, 무지 좋다 했었다.




과연 길이 좋구나!

잿도로를 넘으니 진악산이 나를 반기고!

   



 안 내리고 찰칵, 

수리넘어재도 또 찰칵



수리너머재를 넘으면 금산읍이 아니고 남이면이 된다.

금산에서 가장 오지 면이다.

산 높고 골 깊으며 물 맑고 청정한 공기!

어느 한 것도 아니 좋은게 없다고나 할까.


고촌삼거리 둥구나무 쉼터에 차를 세웠다.

오른쪽으로 틀면 상금리, 활골, 가느니, 궁동천이고

왼쪽으로 가면 하금리를 거쳐 백령(잣재)으로도,

보석사, 운일암반일암, 용담댐, 진안 무주로도 갈 수 있다.




백령휴게소

 



  





    금남정맥 나들머리(백령, 잣재)




 

진산면 오항리 일양교


 진산면 오항리의 일양교를 건너 좌회하는 길로 들어갔다.

이 길은 괴목동천을 따라 내리는 길로 전라도 완주 땅이다.

이름이 말해주듯 아름다운 계곡으로 계곡 양 옆은유원지로 덮였대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신복(新伏)이라는 정자가 있는 곳에 차를 세웠다.

신복은 운주면 산북리의 한 마을이다. 여기서부터의 길이름이 산북 신복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대둔산 뒷길 17번국도와 만난다.

여기 정자나 둥구나무 밑 도랑에서 피서하자했지만 또 거절 ......




      

                                                                             산북리와 대둔산




      

산북삼거리에서 17번국도(대둔산로)를 만나, 천등산과 옥계계곡을 좌로 두고 달리다가, 괴목동천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 장선천의 운주 계곡으로 들어갔었다.

피서 차 행렬이 대단했었다.

여기 장선천의 양안은 온통 유원지 시설로 꽉 차 있었다.

그리고 유원지마다 사람과 승용차가 가득했었다.





  

다리 밑 오른쪽 끝에 우리의 돗자리로 찜해 놓고 돌아오는 요산수(樂山水)님!

12시 10분!

세 시간의 간난 속에 성취한 당당한 행보!!!









  


6시 경에 집식구가 자리를 뜨자 했지만 나는 밤 9시로 제의했다.

5시 넘기 전에 주변 팀들이 짐을 꾸려 귀가를 서둘렀고, 네 팀 중에 우리만 남는다.

6시부터 귀가 차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웠었다.

7시 넘어 뜸해졌을 때 우리도 슬쩍 끼어 들었다.

17번국도에서부터는 쌩쌩 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