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만에 해외 여행에 달떴다가 처음부터 난리를 폈었다.
11월 3일 오후 4시 10분까지 인천공항으로 나오래서, 대전복합터미널 발 12시 40분 공항버스 표를 며칠 전에 샀었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려다 터미널에서 간단히 요기하기로 하고서 좀 일찍 집을 나섰었다.
12시 40분 인천 가는 버스 기사 바로 뒤 좌석이 우리 자리이기에 일등으로 타고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39분 쯤 검표하는 한 여인이 와 표를 달래기에 보여줬더니, 왜 이 차를 탔냐 했었다.
이 차는 인천 가는 고속버스이고 공항 가는 버스는 저쪽 시외버스타는 곳에 있다 했었다.
머리에 번개치듯 크게 잘못됐구나 싶어 내 먼저 배낭을 들고 공항버스 쪽으로 내닫으며, 마눌에게 불호령을 내렸것다.
내 빨리 가서 가는 버스를 잡아놓겠노라고 ...... 마눌의 짐은 좀 컸기에 버스 트렁크 속에 들어 있으니 .......
이 시골 영감이 공항버스와 인천 가는 버스를 같은 버스로 알고 있었으니 .....
괜한 마누라는 남편 잘못 만나 고생이 많구나 싶었었다.
그러고도 사고는 또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내 작은 가방 하나가 없어졌었다.
아니 없어진게 아니고, 인천 버스 선반에 넣고 바쁜 겨를에 그냥 놓고 왔었었다.
그 놈의 버스도 12시 40분 버스였었는데 이미 먼저 떠났었다.
아둔한 머리로 퍼뜩 떠오르는 게 있었으니, 청사에서 따라 잡으면 되겠다 싶었다.
우리 기사께서는 그 버스는 곧장 대전IC로 간다했고, 뿐만 아니라 휴게소에도 쉬지 않고 직통으로 간다 했었다.
그 작은 가방에는 휴대폰과 돋보기와 필기 도구만 있지만, 그래도 디카의 메모리가 동나면 대체하려 했었는데 .....
그리고 그것은 처음 갖는 새 스마트폰이라 변상을 해야하는 조건의 것이다.
우리 기사의 조언으로, S사의 사무실로 전화해 다시 대전 사무실로 가져다 달래서 허락을 받아냈었다.
흠! 건망증! 마눌이 자꾸 나를 비웃는 듯했었다.
인천공항에는 예상보다 20여 분 빨리 도착했었다.
M여행사 창구에 가 그들을 만나 수속을 밟고 있는데 아들과 며느리가 나타났었다.
아들이 여권을 달래서, 주었더니, 전자여권(?)을 기기에서 빼내지 않는가.
창구에는 사람 줄이 길게 늘어섰었지만 우리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문명맹인 내가 계면쩍었었다.
개찰 시간은 아직도 두 시간 쯤이나 남았었으니, ...... 빈 지리에 우리 넷이 담소를 즐기는데, 사진이나 하나 찍어야겠다고 디카를 찾았었다.
그런데 디카가 없다.
대전 발 인천공항 행 버스가 쉬는 어느 휴게소에서 분명 만졌던 기억이 나는데, .....
아들은 공항에서 내가 디카 같은 것을 들고 있는 것을 본 듯했다는데 ..... 없다. !!! ㅠㅠㅠ !!!
자괴에 빠진다. 어쩌면 이처럼 집중력이 없을까! 일 년 남짓 만에 또 디카를 분실하다니 .......
디카가 없으면 캄보디아도, 씨엠 립도, 앙코르와트도 의미가 없을 것같았다.
아들은 하나 사세요, 하는데 헛헛헛 헛웃음만 나왔었다.
18만 몇 천원에 디카를 또 살 수밖에 없었다.
씨엠 립(Siem Reap)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밤 11시 남짓였는데, 내 마음처럼 어두컴컴했었다.
캄보디아는 전기를 모두 수입하기에 우리나라처럼 펑펑 쓸 수가 없단다.
공항도 그래서 밝힐 수 없나 본다.
....... 그러나 나의 마음은 곧 밝아지고 말았었다.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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