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에서는 연말에 갖는 모임을 망년회라는 말로만 썼었다.
그러던 어느 땐가, 이 말이 왜말이라며 송년회로 고쳐 말하기 시작했었다. 그럼에도 간혹 망년회로도 잘못 말할 때가 있기도 하다.
국어사전을 펼쳐 망년회(忘年會)를 찾으니, '연말에, 그 해의 온갖 수고로웠던 일들을 잊어버리자는 뜻에서 베푸는 연회'라는 풀이가 있었다. 사전 발행일이 1995년
1월이니, 최신판에는 틀린말이라고 적혀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 중앙일보에 이 망년회라는 기사를 접했다.
조선 초 서거정의 '육화(六和)'라는 한시에 忘年會라는 詩句를 소개하며 뜻풀이가 나왔었다. 그런데 이 모임의 성격이 우리가 생각했던 망년의 뜻이 아니었다.
"한 해를 보내는 모임이 아니라, 함께 급제한 열두 명의 '나이를 따지지 않는 모임'을 " 뜻한다 했다.
나이를 따지지 않고 사귀는 것을 망년(忘年), 또는 忘年之交, 忘年之友, 忘年之契라 한단다.
사회생활을 함에서 나이를 아니 따질 수가 있으려나? 특히 교우에서는 몇 살까지가 가능할까?
상팔하팔(上八下八)을 말하는 이가 있는 듯했다. 나를 중심하여, 위 아래로 여덟 살 차이다.
객짓벗 10년이라는 말을 흔히 들어 왔었는데 10년 차이도 있겠다.
그런데 이 글(古今通義)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들어 한 예를 보였으니,
"조선 중기 최립(崔립-山머리에 立)과 류희림(柳希霖)의 19년 차의 관계를 망년지교로 표현하며, 실은 아버지 항렬이라 했다는" 시도 소개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모임에 가다 보면 나이 차가 큰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산행 모임에 가면 거의 10여 년의 차가 나는 山友들이 대부분이다. 위에로의 차가 아니라 밑으로 차이니, 내 어찌 처신할까가 큰 고민이다.
忘年! 나이 차를 잊어라? 어떻게 하면 나이 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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