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루 모임은 삼 개월에 한 번씩 만난다.
어떤 연수회에서 만난 이들로 지금까지 30여 년을 만나 왔다.
처음에는 열 두어 명이나 되었었는데, 이제는 일곱 명인데, 오늘 또 한 분이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결국 여섯만이 남았으니.....
내가 총무일을 맡은지도 어언 10 년이 가까워오는데도 누구에게 이 일을 맡길 데가 없다.
팔순이 넘은이가 몇 있고, 나와 동년배가 하나 있다. 그는 내 전의 총무를 역임했기에 부탁하기도 어렵다.
1927년 생의 한 회원이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시집을 하나 내셨다. '아침을 여는 꽃'이다.
오늘 모임에 오셔서 모든 회원에게 한 부씩 주시니, 감격할 뿐이다. 내가 45년 생이니 거의 2십년 선배이신데 창작 의욕이 왕성함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나태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가 부끄러울 뿐이다.
여기에 그의 시조 '아침을 여는 꽃'을 옮겨 본다.
어둑 새벽 높은 지대
솟는 해 먼저 맞으며
애태우는 저 그리움
끓어 오른 자홍빛
일제히
펴든 나팔들
새벽잠을 깨운다.
칠팔월 뜨거운 볕
꼭대기 뻗는 덩굴손
지는 해 배웅 못한 채
옷깃 여민 여인아
마지막
작별인사는
소리없는 나팔 연주
시조집은 4부로 나누어 실었는데, 수통골 개구리, 아침을 여는 꽃, 견우화 연가,녹색교통의 개가로 주옥 같은 작품이고, 말미에
문학평론가이자 대전예술단체연합회 회장인 리헌석이 '殘光과 서정의 變奏'라는 題로 윤황한 시조시인의 작품세계를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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