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둘레, 인도행, 등 걷기

제주올레 11구간

양각산 2009. 9. 10. 09:30

 

 2009년 9월 2일 꼭두새벽 5시쯤.

어제 피로도 무시하고 잠에서 깼다. 집식구도 벌써 깨어 있었다.

다섯 시 좀 넘어 숙소를 나온다.

10시에 마라도 가는 배를 타기에, 짬을 내 11구간을 좀 하자는 심산에서다. 아직도 어둠기는 있었으나 걷는 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어제 하모해수욕장을 거쳐 모슬포항 올렛길을 거쳐 우리 숙소앞 100m까지의 올레를 했기에 그 다음부터 밟는다.

모슬포 시내-대정읍-의 이골목 저골목을 빠져 나가는 올렛길이다.

 

산방산 쪽 아침 놀

 

 

 

 

길끝 숲이 섯알오름

 

 

알뜨르비행장

일제 때 여기가 비행장이었단다

넓은 벌엔 수많은 격납고가 널려 있엇다

 

 

섯알오름 희생터엔 추모비가 세워져 있고, 추모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알뜨르비행장길에서 조망한 모슬봉

 

아마 가파도와 그 너머의 마라도

 

 

 

  여기까지 아침 산보 겸 올렛길을 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린다. 7시가 넘었다.

 

  어제 마트에서 아침 대용을 하려고 사온 빵과 우유로 간단히 해결한다. 서귀포에서 사서 먹다 남은 귤도 두 개씩 먹었다.

미숫가루도 더운 물에 한 잔씩 했다.

 9시 좀 못돼 여객선사에 전화를 했다. 11시 배를 타란다.

10시 배가 있는데 왜냐니까 매진 됐단다. 3일째 풍랑주의보 때문에 손님이 왕창 몰렸나 보다. 떼써 표 살 수 없냐니까 빨리 나와 보란다.

 대합실에 들어서 매표소에 가니 매진 표지가 두 창구에 다 나붙어 있었다. 머리를 내밀고 표 없냐니까 없다고 하더니, 몇 분이냔다.

결국 10시 마라도행 첫 배표를 샀다. 왕복 14000원에 마라도 입장료가 1500원이다. 둘 합계 31000원에.....

 

 지금부터가 문제다.

표 갖고 의기양양하게 식구에게 갔더니 화장실에 간단다. 얼굴색이 영 밝지가 못하다.

 한 마디로 말하면 식중독이었다.

 창구에 가서 표 물리는 데는 한 마디로 되었다.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양으로 먹었는데 나는 멀쩡하고 식구는 탈이 났기에 식중독은 아니려니 했다.

그래서 숙소로 홀로 보내며 나는 제주올레 11구간에 올랐다.

 참 매정한 나다. 올레길 내내 신경이 쓰였고, 집식구는 중증 식중독으로 초죽음에 이르렀었다.

 

  이제 올레는 나 홀로다.

 11구간 올레는 모슬포항을 벗어나면서부터 뭍길이다. 제주 올렛길이 거의가 해변길인데 11구간은 마을길 밭길 산길이라고나 할까... 

 

 

 

 

형제섬

모슬봉을 오르며

 

모슬봉 정상은 밟을 수 없었다.

철책이 가로막고 있는데 그 철책을 따라서 넘어가는 올레길을 가다보면 여기에 이른다

공동묘지 출입문이다.

 이 문 오른쪽을 돌아 들어가는데, 시멘트 포장길이 올렛길로 좌우가 모두 공동묘지다

공동묘지

공동묘지 올레에서 돌아본 모슬봉

 

 

 

마늘 파종하는 이들 거의가 여자들이다

남정네는 달랑 하나뿐이고 홀로 서 있기만 하고....

 

 

신평리 네거리에 있는 올레 편의점

 

 

 

 

 

 

 

 

 

 

 

 

무릉2리 마을 둥구나무 밑 정자

마을 주민과 올렛군의 담소

마을 주민이 너구리와 놀고 있다

자기 집에서 태어났다나....

트럭에 앉아있는 그의 아내는 이 말을 하라고 한다

"이 너구리 새끼 낳은 암컷이  새끼 낳은 그 날부터 숫놈을 집에서 내쳐버렸다는..."

 

우리 머슴애들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너구리 사내가 떠나고

서울 올렛군 둘과 다른 한 올레도 떠났다

 

한 마을 주민과 나만 남았다

 

어디 사오?

무릉2리 삽니다.

 

원래 여기가 고향이오?

아녀요, 전라도가 고향이오.

 

전라도 어디?

김제요.

 

김제 어디?

만경이유.

 

만경들 참 좋지! 왜 그 좋은 곳 버리고....

90년도(대)에 제주도에 놀러 왔단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여비를 다 썼더란다.

그래 주저 앉았었단다

70여명의 종업원이 있는 식당에서

사장의 인정을 받았단다.

 

여기서 여기 사람과 결혼해서

잘 산단다.

 

고향엔 부모들이 다 돌아 가셨기에

갈일이 없단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지요(양각산의 말)

 

나그네 길이 수수롭다

 

 

밭 가운데의 묘!

 

제주올레 11구간 끝! 그리고 12구간 시작점! 끝과 시작은 같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