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반란은 부정적인 개념의 단어다.
그러나 살다가 저지르는 소소한 반란이 고소하고 재미 있을 경우가 있는데 어제의 산행이 그런 것일 듯싶다. 어제(2012. 8. 17.) 미륵리에서 하늘재로 올랐던 ......
신성산악회의 산행지는 월악산의 만수봉(983m)이었다.
나는 만수봉을 올라보지 않았기에 만수봉도 오르고 싶었지만, 미륵리에서 하늘재로 오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었다.
대간 길에 하늘재에서 미륵리를 향해 내림길의 솔숲길을 얼마나 우러렀었던가.
서종상 산 대장에게 내 뜻을 비쳤더니, 허락한다. 미륵리에서 차를 세워 돕겠다고까지 한다.
그리고 내가 가는 하늘재 코스 희망자를 조사해보니 거의 여닐곱 분이 따라나설 기세였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아 나만 홀로 가게 됐지만, .....
미륵리를 그냥 지나쳐 만수산 주차장에로 곧장 가버렸다.
늘 해오던 도시락 지급을 오늘에는 모듬으로 준비했기에다.
비닐에 밥 한 술, 또 다른 비닐에 김치 몇 가닥,
달랑 이뿐이다. 너무 초라한 점심!
그래도 마음은 푸짐했었다.
여기서 반란이란 단어를 쓴 이유는, 하늘재 코스를 넣겠다는 산 대장 말에, 한 회원이 통일을 주장했었고, 대부분이
그러자 했었다.
그에 나는 큰소리로 반발하고 홀로 나섰기에서이다,
만수산주차장을 나와 홀로 597번 도로를 타고 미륵리를
향해 올라간다.
조금 전에는 버스로 내렸던 그 도로다.
도시락을 챙겨왔더라면 아니 걸어도 될 길이다.
도로 왼편으로 임도인지 농로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신이 안 서서, 들려다 돌아서기도 한다.
드디어 왼편으로, 미륵리로 들어가는 도로일 듯싶은 길이
나타났고, 하늘재에서 흘러내릴 듯한 개천 위에 다리가
있는데, '미륵?교'라 써 있다.
이제 미륵리로 거쳐 하늘재로 오르는 길이라 확신하고
여유를 부리며 옛 풍류를 설설 찾아보며 오른다.
미륵사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미륵대원터도 나타나고, ...... 미륵사지
하늘잿길 표지
-하늘재 날망에서-
위 사진 한가운데의 배낭 메고 하늘재산장으로 가는 이 .......
이 분을 하늘재 미륵리 쪽에서 만났었다.
새벽 6시 경에 조령1관문에 차 주차하고,조령3관문으로 들어 하늘재로 내렸다 했다. 새재를 가려는데 얼마나 머냐 물었었다.
내 대답하기를 "온 길로 되밟아 가세요" 그에게서 절망의 대답이 튕겨 나왔다. "아니! 거기를 요!" 여하튼 미륵리보다는 그 반대로 내려가시라 수정 조언하고,
'하늘재산장'을 소개하며, 그에게 물으라 했다. 안양인가 안성에서 오셨댔는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좋은 일 했다 싶다.
언뜻 생각 나는데, 하늘재산장에서 교통 편의를 받았다는 댓글을 보았던 듯싶고, 대간 지리에 박사일 그를 소개했으니, 그는 편히 둥지로 귀향했으리라.
이제 내려가는 게 문제다.
관음재를 밟고 만수계곡으로 내리는 것은 3시까지 오라는 산 대장의 지령에 못 맞추겠고, 그렇다고 되밟아 내리는 것은 싱겁고 내 취향이 아니니.....
하늘재 날망에서 한참 방황하다가 포함산 가는 길 중간에서 마당바위로 내리는 길로 가자고 마음을 굳힌다.
아까 오름길에 공원 관리인의 차를 막고, 물었었다.
"이 길 하늘잿길 맞습니까?, 마당바윗길로 만수계곡으로 내리는 길은 얼마나 걸립니까?"
그 분들 마당바윗길은 모르고 있었다. 내가 안내 지도를 보이며 물으니, 그 길은 통제구역이란다. 그리로 내리지 말라는 듯싶었다.
일단 홀로 포함산 오름길로 들어섰다.
하늘재는 오늘이 네 번째이지만 포함산 오름길은 두 번째이다. 옛 산행 땐 본 기억이 없던 성터도 나타난다. 하늘샘은 기억이 생생했다.
하늘샘
먹고 마시고 부시고, 감고 빨고 .......
왼쪽 가까이 넓다란 너럭바위도 가 살피며, 여기가 마당바위인가 ..... 그러나 그 이상 길 흔적은 없다. ......
아랫쪽에서 사람 소리 들린다. 반갑다.
홀로 내내 가느니보다는 말벗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물 일을 하면서 있노라니 네 명의 여산꾼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여기 산길에 대해 많이 모르는 듯했다. 내가 산 개념을 이야기하니, 그들도 나를 믿는 듯했다.
이제부터 그들과 500여m쯤을 산행하며 이야기하다 보니, 같은 점이 있었다.
그들도 나처럼 반란을 일르킨 산행이었다.
수원에서 모 마을금고의 산행을 6대의 버스로 왔다가 이탈한 이들이었으니 .....
하늘샘에서 그들을 만났을 때는 감히 디카를 들이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험난한 돌길에 가파르기 그지없는 된비알을 잘도 따라 올라온다. 보통 산꾼은 넘는구나 싶었다.
시간이 없어 이만 줄이고 다음에 이어 쓰겠다.
쓸 얘기 감
1. 반바지 또는 걷은 바지들 벌침맞다
2. 두 비닐주머니만 갖고 함께 점심 먹다
3. 그네들은 포암산 찍고 만수계곡으로, 나는 마당바위 능선을 밟고가다가 실수로 만수계곡으로 하산
하늘샘에서부터는 더더욱 된삐알의 산길이다.
큰바위와 나무를 잡고, 넘고 매달리기도 하며 오르는데, 그녀들이 '앗 따가워!' 하며 장단지를 두들긴다.
나는 모기나 파리려니 했는데, 나중에 보니 벌에 쏘였었다. 한 사람도 아니고 세 사람이 모두 종아리에 한 방씩을 맞았다.
둘은 반바지 차림이었고, 다른 하나는 긴바지였으나 걷었었고, 한 사람만 긴바지로 정숙한 복장이었었다.
속으로는, 여름 산행은 긴바지로 입는 것이다라는 것을 벌님이 벌침으로 벌줬노라 하며, 말로는 공짜로 벌침을 맞았으니 축하한다 했었다.
이제 나는 이들과 헤어져야 한다. 마당바위 갈림길이다.
나는 왼쪽길로 내려야 하고, 그네들은 포암산을 지나 관음재애서 만수계곡으로 내린다.
나는 그네들과 밥이라도 함께하고 싶었다. 그네들은 동의하나 포암산에서 점심을 하잔다.
결국 포암산 500m 못 미친 곳에서 점심을 함께했었다.
내 '희한한 점심'-하얀 비닐 봉투 둘, 하나엔 흰 맨밥, 다른 비닐엔 김치-도시락을 미안스레 꺼내, 그네들의 맛있는 반찬으로 포식했다.
청일점으로 여자 속에 파묻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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