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와 사진

동악산(전남 곡성) 산행

양각산 2010. 7. 29. 10:24

  동악산을 오르는 길은 비탈이 심했었다.

  나야 그렁저렁 오를 만했지만 집식구는 오늘따라 영 맥을 못춘다. 그간 쉬기를 여러 번 하고, 쉬는 시간 또한 너무 길다.

  내 산행 계획이 동악산을 찍고, 형제봉을 거쳐 내려오는 것인데 이러다가는 힘들겠다. 11시 좀 넘어 출발했고, 네 시 정각까지 오랬는데....

   결국 신선바위께서 이른 점심을 먹고, 마눌을 떼어놓고, 한 번 뒤돌아 본 후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랐었다.

  그러나 동악산을 거쳐 632봉 전에서 가는 길을 놓치고 왼쪽으로 30여분 알바를 했다. 다시 땀을 뻘뻘 흘리며 도로바하여 삼거리에이르니.....

  아니 이런 데서 알바했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조심성 없는 나를 탓하며 신행하는데, 핸폰소리가 한 번만 울리고 끝난다.

 

   헛 전화려니 여기고 가다가, 배넘어재에 이르러 불길한 예감이 들어 깊이 넌 핸폰을 꺼내 확인했다. 집식구에게서 온 전화였었다.

  이 때의 시간이 2시 15분..... 배넘어재에 우리 일행 산꾼 대여섯 명이 함께 있었는데, 그들도 알바를 했었단다. 그리고 형제봉은 포기한단다.

  그래야 막걸리라도 한 잔 먹을 수 있을 거라며 나에게 동의를 얻으려는 듯 말한다. 나는 모르는 체 형제봉을 향했다.

 그러다가 다시 곧 배넘어재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핸폰으로 마눌에게 계속 전화하는데도 전화를 받을 수 없단다. 아마 열 번은 걸었을 것이다.

 불길한 예감에 가도 오도 못하고 근 30여 분을 그렇게 그 곳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형제봉까지의 산행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

 실은 알바한 동안에 앞질러 갔었던 것이었는데.......

 괜히 혼자 별 생각을 다했으니....... 조난당했나? 다리라도 삐었나? 그 잘나는 쥐가 났나?........ 떼놓고 온 나를 자책하가도 하면서....

 앞으로는 마눌에게 잘해줘야겠다 했었다. 

동악산에서 철계단으로 하산하는 집식구 

 언제 : 2010. 7. 27. 화요일

 누구랑 : 집식구와 둘이서 한밭산사랑회원과 함께(滿員)

 교통 : 대전IC-중부고속도(35번) 하행선-덕유산휴게소-장수나들목-19번국도-남장수IC-88고속도-순창IC-27번국도(옥과-곡성)-60번지방도-도림사주차장

   올 때 : 도림사-27번국도(곡성-옥과-순창-임실군....)-?-서전주IC(25번고속도)-여산휴게소-서대전분기점-남부순환고속도-대전IC

 산행로 : 도림사-청류동계곡(길상골 갈림길-배넘어재와 마른계곡 갈림길)-신선바위-동악산(735m)-삼각점봉(736.8m)-삼거리(왼쪽으로 알바)-632봉-배넘어재-

             마른계곡 갈림길-길상골 갈림길-도림사-주차장

 산행사진 

 

 

 

 

 

 

 

 

 

 

 

 

 

 

 

 

 

 

 

 

 

 

 

 

 

 

 

 

 

 

 

 

 

 

 

 

 

 

 

 

 

 

 

 

 

 

 

 

 

 

 

 

 

 

 

   27번국도를 달리다가 신호 대기 때 잡은 것 몇

  * 동악산은 한자로 動樂山이라 쓴다.

   곡성 문화원 자료를 보면, 동악산은 "고을의 진산(鎭山)이다. 떼를 지은 암석이 깎아질러 있어서 기상이 천만(千萬)이다. 고을에 과거의 경사가 있으면,

  이 산에 음악을 울리는 소리가 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동악산이라고 부르는가 보다.

 

   요즘 나는 배우리님이 쓴 '우리 땅이름의 뿌리를 찾아서'를 읽고 있는데, 그 책 275 면에는 "........곡성읍의 진산인 動樂山이 鳳이 날아가는 형국이어서 고을이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鳳을 지명으로 묶어 놓은 것이다. ....." 라는 글귀와 함께 곡성군의 비봉산(飛鳳山)을 풍수적 지명의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충남 錦山의 진산으로 進樂山이 있는데, 어떤 이들은 진락산이라 부른다.

  물론 금산 사람들은 모두 진악산이라 하는데, 타지 사람들이 '진락산'이라 잘못 부른다.

  곡성의 동악산도 한자로 써 논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동락산이라 칭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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