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간은 매우 작은데....

양각산 2009. 12. 16. 18:21

 

 오늘(2009. 12. 13.) 산행 중 의미있는 이를 만났다.

그는 오늘이 처음은 아니고 세 번째 아님 네 번째 만남일 것이다.

 지난 번 우중의 대전시계 때 말을 텄고, 그가 금산에 연고가 있음을 알았고, 소전다리를 얘기했었다. 금산여중을 나온 것도 알아냈었다.

그의 부군이 내 고등학교 후배인 것도 알고...... 그 후부터 괜히 고향 후배로 생각되어, 말도 가끔은 반말이 튀어 나온다.

 오늘 산행꾼에 유일한 홍일점으로 참석한 풍경소리님과의 얘기다.

 옛날 사업 얘기, 인생 얘기를 참 조리 있게 잘했었다.

그 가녈어 보이는 몸매에 그 많은 세파를 견디면서도 맑은 모습을 유지한 것에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의 풍경을 경영하는 소신도 멎져 보였다.

 대화 중에 땅 얘기가 튀어 나왔고, 땅 부자라 하니 시골 땅 값 별거 아니란다.

실마리 하나를 잡았다.

어디에 땅이 있어요? 무주요.

무주 어데? 부남면요.

흐흠, 부남면 어데? 모르실 거예요.

아니 내가 지리박사인 것 몰라요. 어디에요? 대유리요.

음 대유리, 거기 한티 말이지? 예!!!

그녀는 한티는 대유 1리이고 그의 마을은 대유2리란다.

대유2리를 나는 여지껏 공손말로 알아 왔었는데 "공수말"이란다. 이렇게 나는 그곳에 대해 해박하다. 괜히 우쭐해졌다.

 더 아는 체해 본다.

목사리치는 알아?

그럼요. 공수말에서 새벽밥 먹고, 아버지 손을 잡고 목사리재까지 와서는 그 날망에서 손을 놓고 홀로 걷기를 했어요.

목사리치를 넘으면 금산군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무주 끝 날망의 재에서 딸을 금산으로 매일(?) 학교 보내곤 했었단다.

그녀는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목사리치를 내려온다. 홍도재께서 돌아볼 땐 아버지는 성냥개비 만했단다.

왜 내가 목이 멜까?

 아버지께 효도 많이 해야겠어.

돌아가셨는데요. 그러면서도 해맑게 웃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있을 때 잘해 라고...

그렇지만 그 풍경소리가 불효했을 리 없다.

 

 얼마나 걸렸냐니까, 안 재 봤단다. 목사리재에서 내려와 어디에서 버스 탔냐니까, 음대리에서란다. 대단한 거리다!!!

열댓살 나이에 그 큰재를 넘나들었으니 대전시계를 그처럼 당돌히 부딪치고, 힘든 인생을 웃음으로 달관할 수 있겠다 싶다.

 한 맺힌 목사리재, 부남면 쪽에 목사리라는 마을의 두어 채 집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집터도 찾기 어려울 정도란다.

풍경소리님 화이팅! (2009. 12. 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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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되겠네요.
제 어린시절 한 토막 추억이 뭐가 그리 사생활 논란의 문제가 되는건지 모순 덩어리 세상사에 깜짝 놀라고...아무리 읽어봐도 문제될게 없는 글인데,

그저 마음이 찡해져 눈물이 핑도는 목사리재 추억일뿐인데...왜들 그리 와글와글 떠드는지...
스스로 강하지 못해 뒷소리를 감당못하고 산행기를 내려 주십사 부탁을 드리게 됐습니다.
제가 대둘에 참여한지가 얼마 안되고 대둘을 위해 봉사한것도 없고 이루어논 삶의 흔적도 없고 게다가 여자이고 그것도 현재 처지가 여러분의 입줄에 오르내리는가

봅니다.
기본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에 나눠주고  다른 사람들 챙기며 함께하는걸 좋아하는사람인데 제가 풍경을 운영하다보니 그것도 장사속으로 오해들도 하시고...

참 세상살기 힘드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개방적인 사람인지라 누구의 입방아에도 별 개념하지는 않는데 인터넷 카페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이번 사건은 참으로 당황스럽고 사람을 맥풀리게

하네요. 대둘에 영향력을 끼치는 분중의 한분도 제게 너무 나대는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정말 어이가 없고...실망이 큼니다.
양각산님께 너무 죄송해요.
제가 힘이 없다보니 올린 산행기를 다시 내려야하는 번거로움을 끼쳐드리고...
개인적으로 처음 11구간 산행에서 인상이 깊었고, 그뒤 금산이 고향이라해서 더 가깝게 느껴졌고,둘째주 토요일 금산군계길에 합류해야지 했는데,

지금은 하고 싶어도 일요일 시계가 바로 다음날이라 제 체력이 버틸수 있을지 검증이 안되어 선뜻 나서지 못해 봄부터 해봐야지 하는맘이고...

저도 마음이 상한 일이었지만 양각산님의 불편했을 마음도 짐작할 따름입니다.
다음 산행때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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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소리님, 나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나 할 소리 줄여 가면서 조심스럽게 감격을 썻을 뿐인데...
 아우라님 전화지, 돌까마귀 전화 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여하튼 댓글은 못 보고 내렸습니다만 충격을 주어서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친구와 막걸리 한 잔 하다가 시내버스 타고 오며 돌까마귀 재촉 전화엔 정말 내 얼굴 아마 창백했었을 거요. .....
 그리고 내 컴은 구닥다리거든요. 켜고 왜 그리도 부팅이 아니 되던지....

 지금은 무슨 댓글이 올라왔기에 풍경이 내리기를 바랐는 지가 궁금합니다.
  나는 풍경을 존경한다는 생각뿐이고.... 한 달만 자중할 겁니다.
 풍경소리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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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하고 감사하고...저도 너무 놀랐어요.
요즘 바빠서 제가 먼저 확인도 하기전에 이사람 저사람 전화가 와서 하는 말들이 듣기 민망할정도그래서 급히 카페에 들어가 확인하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어린시절 추억 한 토막인데...아니 왜들??
하다가 다시보니 땅 얘기 때문인가...친정집 농사얘기 한거 뿐인데... 하면서 저도 감사한 마음에 댓글을 달았어요.가슴속에만 있는 얘기를, 말로 할때는 웃으면서 할수 있었는데 글로 읽으니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핑돌아...글의 힘이 정말 대단하구나 싶어서... 여러사람이 눈물이 핑돌고 가슴이 아련했다 댓글을 달고 몇몇이는 과거가 어쩌고 드디어 한껍질 벗겼다하고... 그래서 그냥 양각산님이생각없이 올리실분도 아니고 이정도가 뭐 어때서 하고 그냥 두려 했더니 또 전화들이 와서 카페가 개인의 사생활 광고 하는곳도 아닌데 좀 그런거 아니냐 어쩌고 저쩌고~~~
하는수 없이 아우라지님과 돌까님께 전화를...
제가 좀더 담대했더라면 친구분과 술한잔 편히 하셨을텐데 정말 죄송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자주 뵐수 없어서 좀 안타까운 분이다라고 양각산님을 존경하는데...
언제 시간맞춰  식사 한번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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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간은 정말 작다.

누가 충격을 주면 금방 무너진다. 남들 앞에 서면 얼굴이 붉어지고, 처음 만나는 이와의 물꼬트기도 못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는 젊은이와는 연륜을 방패하여 제법 말을 걸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간이 매우 작다. 남 앞에서 노래 한 구절도 제대로 못 부를 정도로......

 풍경소리 사건에 내 충격은 무지 컸었다. 돌까 전화 받았을 때 내 목소리가 떨고 있었었다.

 2009년 12. 16. 고군산군도의 신시도 산행 후,   풍경소리 쪽지 받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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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의 기억

 " 가을 하늘"의 댓글이 기억 난다.

 " 때로는 유행가가 맞을 때도 있습니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

 머리가 나빠 기억지는 못해도 위와 같은 내용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도 왜 목이 메는지... 라 했었다.

 얼마나 긍정적이고 푸근한 말인가!

 같은 글을 받아들이는 이는 다각각일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의 돌팔매가 개구리 머리통을 때릴 수 있으니......

 풍경소리님.

그 당당한 풍경소리님이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면 바위를 던졌겠지.... 그 댓글을 봤었으면 싶다.(2009.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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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많은 날들이 흘렀다.

비공개로 뒀던 글을 오늘(2011. 7. 17) 공개로 푼다.

지난 날에는 풍경소리님에게 누가 될 듯싶어서 숨겨놨었지만, 오늘 문득 읽어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내용이다.  내 간이 부었나!

 2011년 7월 17일. 일요일. 대전둘레산길잇기 10구간 가는 날 이른 아침에 .... 양각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