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양각산 2008. 11. 12. 14:13

 

 음력 10월 6일은(11.3. 양력)은 무주 부남면의 한티에 모셔진 10여 대 조상의 시제이고, 10월 10일은 5대조 조상의 시젯날이다. 전날 시제일을 확인하고 10시까지 오라는 당부를 받고, 열 시 몇 분 전에 섬바우(선바위, 立巖, 立岩谷) 묘소에 도착했으나 아무도 오지를 않았었다.

하는일없이 무료해서 墓園 조성비 碑文을 읽어 나갔다.

 이 묘원은 작년(2007년) 한식날에 조성했는데, 부남에 계시는 윗조상 3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셨고, 또 뿔뿔이산(양각산)에 계셨던 5대 祖母님은 내가 손수 모셔와 이 곳 묘원에 함께 안치하여 봉분을 크게하여 조성된 곳이다.

 그런데 이 비문에 양각산이 나오는데 羊角山이라 적혀 있질 않는가.

크게 의아해하고 비문이 잘못됐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런 큰일에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있을가 했다.

 

 시제 음식을 그간에는 집에서 몸소 장만했는데, 이번부터는 전문 음식점에 맞추었었나 보다. 음식이 늦게 배달되어 거의 30여 분 지나서야 일가 분들이 왔다. 제물을 진설하는 중에, 같은 나이의 형에게 물었다. 양각산을 兩角山이 아니고, 羊角山이냐고?

 대답 왈 족보를 보고 작성했기에 틀림이 없단다. 그래도 찜찜했었다. 양각산이 염소뿔을 닮았다고? 그럴리가 없어 했었다. 

신촌 무지개다리에서 본 양각산 

  그 후에도 그게 자꾸 신경이 쓰이었고, 찾아볼 문헌도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 차에 '이 곳이 금산이다'란 책을 발견했다. 거의 20여년 전에 발간한 책인데, 언젠가 시골 금산 부리면 형님댁에 갔을 때 서가에 꽂혔던 것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그 책을 뒤지니 부리면 산 정보에 양각산이 나오고, 한자로 羊角山이라 쓰여 있질 않은가! 

 위 사진이 양각산이다. 어재리 쪽 가재골 임도에서 찍은 사진으로 금년 2월에의 것이다.

오른족 봉과 왼쪽 봉이 양뿔을 연상하지 않는가. 이러니 나야 당연히 兩角山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성주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 지방에선 양각산을 뿔뿌리산이라고도 칭한다. '뿔뿌리'에서 뿔뿌는 본디 뿔뿔, 그리고 뿔뿔+이=뿔뿌리. 그러니 뿔뿔은 두뿔이므로 양각산이지 했다.

 

 다 변명이고 현실은 양각산(羊角山)이다.

내 닉이 양각산인데, 늘 兩角山으로만 羊角山을 알았다. 주변 산우들이 양각산에 대해 물으면 兩角山으로만 설명했다. 대등한 두 봉 즉 동봉과 서봉이 두 뿔을 연상하기에 양각산이라고 한다고.....

 양각산을 올해만에도 세 번을 갔었는데도 羊角山인 줄을 몰랐다. 양각산은 羊角山이다.

 

 우리가 늘상 가까이 접하는 것이 이처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옛말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겠지. 선인의 지혜에 숙연해진다.

(2006년 사진-놀며쉬며님의 영동군계의 사진.... 성주산께서 찍었었을 듯)

 

  무지개다리가 있는 평촌 쪽 금강 가에 금강민속축제장이 있는데 해마다 물페기농요와 농바우끄시기 등 공연 행사가 벌여진다. 또

산악자전거 대회도 열리기도 하는데 그 금강변에 안내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양각산을 兩角山이라 표기가 돼 있다.

 헷갈리는 구먼?  2008년 11월 20일에 옛날 산행기 뒤지다가 발견하다. 흠 어쩐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