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 마실길

수통골을 도덕봉만 오르고

양각산 2014. 1. 24. 11:41

 

언제 :2014. 1. 23. 목요일

누구랑 : 정오영 조정연 홍한표님과 나(넷이서)

산행 코스 : 수통골 주차장(10:10)-도덕봉들머리-전망대(11:22~42)-도덕봉 정상(11:49~55)-U턴...

                 장수오리(12:48)

 

* 미국에 사는 한 지인이 왔댔다. 지난 20일 산행 때 얘기이다.

 해마다 1월이면 한국에 들어와 두어 주 있다가 가곤 하는 이인데, 조 대장이 식사나 함께하자 해 만든 게 오늘 나들이었다. 

이렇게 험한 산은 오랜만이라며 힘들게 올랐었다.

 몇 년 전에 노졸증을 맞아 치료 중이지만 많이 좋아졌다 했는데, 걸음걸이가 좀은 부자연스러웠다.

옛날 우리가 '토요산행'을 할 때에는 제법 높은 산도 했었는데, 도덕봉도 못 오르고 전망대에서 내려 점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 대장이 사려 했었는데 정오영님이 강제로 내고 말았었다. 대접하려던 것이 대접을 받고 말았었다. .......

취미로 양을 스무 마리, 이무 열 마리를 키운댔다. 이무라는 단어를 오늘 처음 들었었는데, 타조과 조류로 호주가 원산지랬다. 

 

 본래는 아래 지도처럼 도덕봉을 찍고 가리울삼거리로 수통골을 내리렸는데 .........

 

 

 

   

 

 

 

  

 

 

 

 

 

 

 

 

 

 

 

 

 

 

 

 

 허리 수술로 거의 일 년을 쉰 홍한표님도 정오영님처럼 조심조오심 산을 오올라 간다.

 노루라는 별명의 조 대장은 그들의 템포에 잘도 맞춰 간다.

 그러나 대화는 겨울 밤 화롯가의 정담처럼 느긋하고 따스하게 시공을 넘나들었었다.

 미국얘기, 사할린 얘기, 마이애미 얘기, ......

 조 대장이 지난해 이맘때 쯤, 공부하는 아들네의 미국 마이애미에 갔었댔다.

 아들과 며느리 손자와 더불어 실내 체육관의 배드민턴 장에 갔더랬다.

 조 대장이 손자와 배드민턴을 치다가 발랑 뒤로 넘어져 머리에 피가 나며 졸도했었댔다.

 윗층에서 이를 보던 아들이 병원으로 데려갔댔다 ......

 그리고 뇌 사진 등 몇 찍고 진찰했는데 정상이랬단다.

 그런데 진료비가 5000달러(약 육백만원) 나왔댔다. 돈없는 유학생이라 깎아달랬더니, 한 푼도 안 깎아 주더란다.

 

  또 어저께 손자로부터 미국에서 전화가 왔더랬다.

그런데 이 손자놈이 영어로 말하더랬다.

할어버지 조 대장이 잘 못 알아 버벅댔었는데, 손자 왈, '할아버지,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 맞아?'라더라나.

 히히히, 하하하, 허허허 ....... 우습다. 

 

수통골 도덕봉은 명산이었다.

먼 데 산만 좋은 듯이 여기며 가까이 있는 산을 무심히 흘렸었는데, 오늘 짧은 도덕봉에 모처럼 올라서 그 진면목을 발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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