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이란 드라마가 있었던가.
질마재산을 올라, 안산성으로 가는 길은 그리 좋은 길은 아니었다.
찔레나무, 칡 덩굴, 이름모를 가시풀 등이 길을 막아 어려웠었다.
그러나 그 때에 폭풍이라 할 정도로 바람이 불었었는데, 와! 그처럼 시원한 바람은 내 생애 처음인가 싶었었다.
오늘 한 시간 늦게 산행에 참석한 것이 행운이다 생각하며 맑은 공기와 산의 정기를 함껏 들이마셨었다.
언제 : 2010. 9. 11. 토요일
누구랑 : 홀로
산행 노정 : 안산동 종점(10:0?)-질마재(10:19)-질마재산((10:31))-안산성(10:49)-우산봉(11:42~48)-신선봉-갑하산-삽재(1:25)-현충원 입구-노은역-순대집(3:00)
그러나 억수로 내리는 비는 산행을 머뭇거리게 하고.....
집식구의 친구의 아들 결혼이 울산에 있대서 원동다리에
내려놓고 집에 오니, 아홉 시가 안 됐다.
도시락도 안 쌌고 배랑도 안 준비했으니....
식탁 위의 빵 나부랭이를 대충 넣고
썩어가는 복숭아 한 개 씻어 놓고
한 달도 넘은 옛날에 사 논 보리 건빵을 집어 넌다.
우의는 꼭 챙기고......
세수는 생략하고 양치만 대충.....
아홉 시가 넘었다
101번을 기다리는데.... 오지 않는 게 아니라 뜨지도 않고..... 내속을 태우는구먼.
줄행랑쳐 오룡역에서 지하철로 온천역에 내린다.
안산동 버스가 많을 듯해서 마구 달려 나간다.
출구를 나서자 101번이 승강장을 떠나 신호 대기를 하지 않는가. 수 분 기다린 후에 119번(?)을 탄다. 삥삥 도는 119번!! 그래도 고맙다.
산길을 걸으며 계절을 느낀다.
벌초 철을 만나 시원하게 이발한 산소가
내 마음처럼 시원하다.
우산봉에서
홀현홀몰하는 구름과 놀았다
바람을 잡으려했다 제법 바람이 잡혔다
신선봉 오르막에서 한 부부 팀을 만났었다
묻지는 않았지만 삽재나 현충원께서 올라왔으리라
오시다 산꾼 못 봤냐니까
여자 한 분에 남자 둘이란다
신선봉에서 점심하고 가더란다
영 감이 안 잡힌다
남자는 돌까 대장과 누굴까?
이 좋은 신선봉에서 신선이 되어 보는 것!
앞서가는 돌까마귀님 따라잡으려면 포기해야지
삼각점도 지나고
갑하산을 달려가도 앞서가는이의 꼬랑지도 못 잡고.....
삽재 방향으로......
분을 찾는 전단지가 ....
드디어 삽재로 빠져 나왔다
앞서간 이들은 대단한 산꾼인가 보다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삽재
갑하산 바위 벼랑에 폭포가 생겼다!
시계도 안 찼고
휴대폰도 없으니......
지금이 몇 시인가
유성 토종순대 대강막걸리집을 향해서 뚜벅뚜벅...
현충원을 지나고
새로 뚫린 노은동 길로....
이 길이 한밭대로인가!
노은 지하철역에서 대충 몸 닦고, 구암역에 내린다
나는 토종순대집은 알아도 토종순대대강막걸리집은 모른다
유성 장터 골목길을 누벼도 찾질 못했다.
미안하지만, 하는 수 없이 토종순대에 가서 물어 알았다.
대강막걸리 토종순대에 갔더니, 등산복 입은 산꾼은 보이지 않았다.
주인 왈 6시에 모임 있다고 돌까마구님이 전화했단다.
그 때 세 시였었다
발길을 돌려 토종순대에 들러
순대국밥에 막걸리 한 병 마시고,
위 구암교를 건너 지하철 타고 집에 왔다.
썩은 복숭아는 식탁에 그대로 있었다
참 맛있었다
그리고 준비해간 雨衣는 펼쳐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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