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김 선생의 메일

양각산 2008. 12. 13. 09:27

   

   처음으로 한 여자로부터 긴 메일을 받았다.

   한 교무실에서 근무하다 딴 학교로 전근한 김응주님으로부터다.

 

 

    마지막 겨울방학에 직원 여행으로 제주도 한라산 등반하고 그 사진을 보냈엇는데 다음과 같은 답신이 왔었었다.

 

   

 한라산 겨울 등반 사진을 받고

 

                                                                                                                                   김 응주 선생

              

   

 한라산 겨울 등반 사진을 받고

 

사진을 받고보니

그 시간이 더욱 살갑게 느껴집니다.

 

한라산 초입 과정에서는

발걸음이 가뿐하여 다소 들뜬 기분으로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주절이주절이 마구 떠들었습니다.

 

1000m 즈음에서는

잔설과 어우러진 구상 나무의 삶과 죽음이

묘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했구요

 

백록담이 내려다뵈는 정상에서는

몸을 가눌 수 없는 바람에 입과 손이 얼어붙었지만

묘하게도 눈 앞이 훤해지면서

핸드폰의 깨알같은 글씨가 보여

신바람나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내려오면서부터는 무릎이 깨질 듯 아파오고

발가락 마디마디가 쑤셔오지만

한라산이 제게 보여 준

선물(?)로 그 까짓 것 했습니다.

 

이제야 고백합니다.

등반 후유증으로 엄지 발가락 두 개가

멍이 까맣게 들고말았습니다

 

혹여 발가락이 빠질까싶어 약을 사다먹기도 했는데...

아마도 이번 여름에는

빨간 페티큐어에 샌들을 신고

멋부리기는 어렵나봅니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선생님하고의 좋은 추억은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잖아요

게다가 이처럼 멋진 사진까지 주셨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발톱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랄테구요

 

그간 제게 호의를 베풀어주셨는데도

소갈딱지없는 제 소견에

제대로 인사도 못드리고와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3교과 선생님들 그저 건강하시구

좋은 산 많이 다니시기를 진정 바랍니다.

 

담 주 점심시간에도

또 다시 뵙겠죠????

 

                   추가열의 노래를 좋아했던 후배 선생

                         김응주 선생으로부터 ........               

 

                  

 

                2012년 5월 1일 새벽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

               잡문에 들러 첫 글을 찾아보니, 사진 없는 글이다.

               ok카페에 들러 몇 사진 복사한다. 아울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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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열 사람이
작성자 : 양각산 등록시간 : 2007-02-15 00:02:41 조회수 : 100 추천수 : 0  

 

 열 사람이 한라산 등반을 했다.

연령이나 성과는 무관하게 나름대로 산을 좋아한다고 하는 이들이 특이한 산행을 햇는데, 그 때 사진을 여기에 싣는다.

 1. 언제 : 2007년 2월 13일

 2. 누구누구 : 구성혜 김현숙 조정연 김응주 성기홍 신순임 정윤모 김종훈 김호은(양각산) 김상훈(사진에는 없음)

 3. 어떻게 : 성판악(8:10) - 진달래밭 대피소 - 정상(1950m) - 대피소 - 관음사 주차장(3:35~4:30)

 4. 에피소드 : 첫끌발이 개끌발

                    티셔쓰 하나로 무모하게 도전한 철부지

                    조난당한 듯한 마지막 산행꾼들

                    경련과 쥐 그리고 오버이트

                    과음과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