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무학산 산행 중 360계단을 오르며, 조정연님께 들은 이야기다.
그는 충청도 판교와 부여의 홍산에서 살았을 것이다.
그의 先親께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
부여인가 서천의 어느 하천에서의 '게 잡기'를, 어느 시골이나 다 하는 놀이로 알고 내게 하는 얘기였다.
우리 금산에서는 게를 도랑에서 볼 수 없다. 그러니 그런 놀이가 있을 수 없다.
흐르는 개천 바닥에 하얀 넓적돌(반석)을 설치하고(깔고) 한밤에 등불을 밝히거나, 달 밝은 밤에 그곳을 살피면, 올라가는 게가 선명이 보인단다.
그러면 주어 담기만 하면 된다나 ....
조정연님은 어릴 적에 그 게잡이릉 많이 했댔다. 많이 잡힐 때는 바케츠를 가득 채울 정도로 잡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의 선친이 들려준 이야기는 이러했다.
그 마을 한 어른이 달밝은 한밤 중에 홀로 게를 잡고 있는데, 뒤에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렀더란다.
뒤돌아보니 두 사람이 얘기 하거늘
"얘 이 사람아, 내 집 제사에 함께 가려므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내가 가나?"
"괜찮네, 같이 가자구"
무슨 소린가하면, 귀신들의 대화였다.
한참 후, 또 그네들이 이야깃소리가 들렸었고, ....
"어, 이 사람아, 나 오늘 잘 먹었네. 고마워."
그런데 다른 한 이는, "나는 아니네."
"무슨 소린가?"
"밥에 인골(人骨)이 들었고, 국에는 뱀이 들어 있었네."
* 인골은 돌을, 뱀은 머리카락을 뜻한다나. 귀신들의 용어인가 보다.
"그래서 화가 나서 3대 독자 손자를 부엌에 차 넣어버렷네"
"야, 이 사람아. 그러면 안 되지. 동곳을 삶아 먹이면 되니, 어떻게 처신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제사 당사자인 이는 변함이 없댔었대나.
게를 잡던 그 사람은 게 잡기를 그치고, 가까운 마을에로 가, 불 밝은 집을 찾아 들어갔더란다.
집 안은 난리가 났었었고, .....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그 처방을 알려주었댔다.
그리하여 그 중한 3대독자 손자는 살아났댔다.
위 이야기는 조정연님의 아버지께서 들려준 실화라는데, 實話일까.
아니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인 說話를 사실처럼 이야기한 것일까?
내게도 이런 귀신 이야기는 많이 들으며 자랐다.
학교 가는 길 절터골 구렁에 하얀 옷 입은 여자 귀신이 잘 나타난다든지, 아랫담 어디에도, 저건너샘께서도 귀신이 나타난다든지 등 ......
인삼을 지키던 장정 둘이 도깨비에 놀라 마을로 도망 와, 집에 들러 물을 한 바가지를 다 마셨다는 이야기도 듣고 .....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아버지의 꿈 이야기가 있다.
나보다 아홉 살 밑인, 어렸을 적부터 병약한 여동생이 있었다.
어머니께서 젖이 모자라 그 동생의 젖동냥을 나도 하고 다녔었으니,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젖이 아닌 다른 것(미음이나 기타 ...)엔 입을 안 대니, 정말 허약하고 병약할 수밖에, ....
그런 어느날 아버지께서 잠 중에 꿈을 꾸시다가 깨셨단다.
꿈에 장성한 사내들이 우리 집에로 들어오더랬다.
아버지께서 몽둥이를 휘둘러 쫓으니, 그들이 윗담으로 가더랬다. 그러다 깨셨고, ......
하도 괴이하고 께름직하셨댔다.
그래서 담배에 불을 붙여 무시는데, 웃담 끝 집에서 곡성이 들렸댔었다.
우리 여동생을 잡으러온 저승사자가 아버지에 쫓겨났고, 다른 집의 여아를 데려갔었나 보다.
나 십여 살 때 아버지로부터 들은 실화다.
귀신이 있을까?
저승사자도 정말 있을까?
'잡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누하님 생일 ....... (0) | 2020.08.29 |
---|---|
코로나 창궐 속에서도 감동이 (0) | 2020.03.11 |
금산에는 눈이 내렸다 (0) | 2019.01.31 |
우리나라 문화재 '쌍사자 석등' (0) | 2018.05.08 |
보문산 송학사 하산 길 (0) | 2017.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