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나 어렸을 적에는 아침 먹기 전을 食前이라 했었다.
내가 잠자리에서 못 일어나 있을 때, 이웃 분들이 집을 찾아와 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에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용은 돈 빌리러 왔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어 아버지에게 상담하려는 내용들이었다.
그 때가 오륙십년 전이었었는데, 30여 호 되는 우리 마을엔 끼니를 못 잇는 이가 제법 있었고, 아버지는 죽은 들지 않고 살 정도였고, 인격적이나 여러 견식이 많아 마을
일이나 각 집안 일들의 자문을 전담하다싶이 하셨었다.
생각컨대 그 때는 정말 식전이라는 단어를 많이도 썼었다.
그리고 식전에의 활동도 다양했었다,
식전에 깔(꼴)을 한 망태를 베어 왔느니, 식전에 마실을 다녀 왔느니, 식전 일찍 움직여야 알밤을 주울 수 있다느니......
그런데 요즈음은 이 말이 쓰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사어화되고 있다.
지난 달 말경에 경북 울진군 온정면의 온천마을인 백암온천에서 3박 4일을 묵었었다.
그 곳에서 지낼 적에 네다섯 시에는 꼭 눈이 떠졌었다.
아침식사 시간은 7시 30분인데 그 긴 시간을 무었하겠는가. 결국 혼자 뒤척이다가 밖으로 나갈 수밖에, ...... 29일, 30일, 31일 식전에 여명이 지나고의 식전 산책을.
백암온천이 있는 마을 이름은 소태였었다.
그간 온정리로만 알고 있던 소태를, 세 번이 각기 다르게, 한두 시간 걸려 '食前 산책'을 했었다.
그 사진을 올린다.
2017. 8. 29. 화요일 食前에
노정 : 백암온천-엘지생활연수원 주차장-한화 리조트 갈림길-포스코연수원-농협연수원-88번국도-백암운동장(U턴)-88번국도-로타리-백암광장-숙소
백암운동장은 축구장이었다.
한 구장은 문을 잠궈놓아 들어갈 수 없었는데, 정말 잘 다듬어져 있었다. 아마 경가장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일 듯싶다.
프로나 국가대표 등의 훈련 구장인지도 모르겠고, ......
개방된 구장도 잘 정비되어있어, 공이 있으면 드리볼도 해 보고 똥볼이라도 내질러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었다.
그 넓고 훌륭한 축구장에는 나 외에 한 사람도 없었다.
2017. 8. 30. 수요일 식전에
노정 : 백암광장-로타리- 88번국도-파출소-백암어린이집-온정보건지소-온정초등학교-온정중학교-비상구-백암초등학교- 백암광장-숙소
ㅡ
온정중학교와 초등학교와의 사이에 비상구가!
위 가운데 문으로 관통하면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
2017. 8. 31. 목요일 식전에
노정 : 숙소-백암광장-우체국-면사무소-백암교회-88번국도-보호수-농협수련원 입구 삼거리-오른쪽 농로(임도)-농로 끝점(U턴)-농협연수원-포스코연수원-
숙소
내일도 모레도 대여섯 시면 여전히 눈이 떠질 것이다.
나이들은 이들의 증상이니 이것도 병이겠지.
어쩌랴 자연의 순리이니 따를 수밖에.
집에서는 식전 산책은 거의 안 하는 편이다.
여행 중에는 거의 밖으로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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