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2012년) 말에, 안면대교 옆에 있는 드르니항 들머리에 있는
드르니리조트에서 일박을 했었다.
날씨가 살을외는 듯한 추운 날이었는데, 다음 날 새벽에 그 경내를 산책했었다.
조그만 산을 경내에 품고 있었고, 한 면은 바다와 연해 있어서 나름대로
멋있는 숙소였었다.
바다 건너로 안면도 가는 도로가 훤히 보이고, 오른쪽 드르니항 건너의 안면도
백사장해수욕장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산책을 여유있게 하자면 한 시간 넘게 하기에도 족하겠다.
언제 : 2012. 12. 25~26일, 한낮에도 영하 10도를 넘길 정도로 매우 추운 겨울 날에 .......
가던 날, 12월 25일 몽산포에서 드르니항 길을 걷고, 저녁을 회와 그 뼈로 끓인 매운탕으로 때우고 쉬고 있었다.
그 때 우리 숙소를 찾은 이가 있었으니, 안주인이었다.
소담스런 귤을 한 바구니를 가지고 오셨었다. 알이 굵을 뿐 아니라 맛도 좋았엇다.
나는 속옷 바람이었고, 그런 속에 방문을 받았으니 일어설 수도 없이 손님을 맞게 됐었다.
말씨가 교양이 넘쳐났었고, 앉음자세도 단정하시다. 나보다도 연상일 듯한데 꿇음자세로 앉으셨다.
나는 팬티 차림였기에 몸을 이불 속에 숨기고 자세는 정좌였으나, 이미 실례를 마구 하고 있었다.
먼저 그 분이 우리의 신상을 물어왔었다.
어데서 왔으며, 오게 된 동기며 등등을 ......
그리고 우리 자세에 대해 칭찬을 하신다.
그 때 우리는 조그만 실내등 하나만 켜고 있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있는 모든 등을 있는 대로 다 켜놓고 물도 물쓰듯 마구 쓴단다.
그녀도 우리처럼 어려운 시대를 살았기에 절약 생활이 몸에 밴 듯했었다.
그럴 때면 가슴이 아리다 했었다. 주인 입장이 아니라, 한 국민으로서 한 서민으로서의 말임이 묻어났었다.
바깥주인은 대구 사람이라 했었다.
그녀는 대구의 경상도 악센트가 느껴지지 않았었다.
내 물었었다, 서울이 고향이시냐고.
함경남도라 했었다.
그런데 이북 사투리가 안 느껴집니다, 했다.
그녀 왈, 함경남도는 거의 표준어 수준이라는 듯 말했다.
영 이해가 안 갔었다.
이북에서 내려온 이들은 지금까지도 그 말투를 못 버리던데, ......
육이오 때 남족으로 피란을 왔었다 했었다.
방 구조는 불란서식으로 방이 둘인데, 하나는 층계를 올라 웃층에 있었다.
안면대교까지도 산책길이 연결됐었다.
우리가 묵었던 방으로 범꼬리는 꽃이름이다
그 안주인이 주신 달콤한 귤을 집에까지 갖고 와 먹었었다.
따뜻한 그 분의 마음이 지금까지도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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