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알바의 변명
어제 피재(삼수령)로 들어서 대재(댓재)로 내렸었다.
꼭두새벽(03:25)에 하는 산행은 참 오랜만이다.
거의 세 시간을 시원찮은 후래쉬로 더듬거리다가, 건의령에 이르렀을 때까지도 밤기는 어슴프레하였었다.
이윽고 동녘이 붉게 물들고 마침내는 태양이 붉게 떠 올랐었다.
문득 왼편을 바라보는데, 나뭇사이로 매봉산 풍력 발전기가 보이지 않는가!
햇빛에 흰 발전기 대가 반쩍이는데 정말 佳景이었다. ........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 그러나 삼림에 가려 감질나게만 보인다.
매봉산은 가 보았기에 그 아름다움이 보였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
망덕산을 오르면 바다를 볼 수가 있댔는데, 오른쪽을 조망해도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온통 안개와 구름 투성이로 희뿌연 불투명 덩어리뿐이었다.
1000고지 망덕산 등어리를 밟으며, 좌로 돌아 내리는데 바른쪽 건너로
그놈의 풍력발전기가 구름 속에 들락날락 하지를 않는가!
어? 매봉산이 왜 저기에 있지?
그러면서 저 산줄기가 매봉산이라면 앞의 저 능선은 지나온 백두대간이겠구나 했었다.
그리고, 앞으로 가는 높은 산줄기는 대간이 아니고 오른쪽 낮은 산줄기가
대간이겠지라고 오판을 해버렸었다.
안부 가기 직전 오른편으로 산 표지기가 무지 많았기에 의심할 것도 없이 오른쪽 철계단을 밟고 말았었다. 그리하여,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알바를 했었다.
나눠준 지도도 아니 보고, 사전 예습도 안했으니 알바는 당연한 결과라며 헛웃음을 쳤었다.
안개비가 눈앞을 가리는 속을 열심히 달려, 꽁지 부부를 뛰어넘으니 마음이 놓인다.
황장산 정상에 산대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어데 갔더랬냐 물었을 때 나는 아무 대답도 아니했었다.
알바했다고 말하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었다. 흐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고 ........
언제 : 2012. 9. 2,
누구랑 : 대전 B산악회 회원들이랑
어떻게 : 9월 1일 밤 11:25분 오룡역 승차-대전IC-오창IC- ....38번국도-금봉이휴게소-두문동터널-피재(03:15)
산행 : 삼수령(피재, 03:25)-건의령-푯대봉삼거리-구부시령-덕항산-환선봉-자암재-귀네미마을 고랭지 배추밭-큰재-황장산-댓재(14:21)
산행거리 : 26km+알바
아침밥 먹은 데(06:48~07:00)
구부시령(九夫侍嶺)
구부시령은 태백 하사미의 외나무골에서 삼척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다.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 땅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었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어서, 무려 아홉의 남편을 모셨다 한다.
'아홉 남편을 모시고(九夫侍) 산 여인"의 전설 때문에 구부시령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뜻이란다. ???
"덕항산은 태백시의 하사미와 삼척의 신기면과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옛날 사람들이 이 산을 넘으면 화전(火田)을 할 수 있는펀펀한 땅이 많기에 '덕메기산이라 하였으나
한자로 표기하면서 덕항산으로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항(項)은 목덜미 항 자이다.
대간길...
'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령~싸리재(남조리) (0) | 2012.09.13 |
---|---|
벌재~차갓재 (0) | 2012.09.07 |
벌재~싸리재 (0) | 2012.08.22 |
하늘재~조령 3관문 (0) | 2012.08.01 |
백복령~청옥산 (0) | 201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