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로로만 여섯 시간 넘게 자동차로 달리는 것은 우리에겐 너무 힘들었었다.
대전에서 만나 10시 경에 출발해 최종 숙박지 백암온천 한화 콘도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0 분이었었다.
금산 월영산 밑에서 찜질방을 경영하는 친구의 승합차는 네비가 없다. 맨날 집식구에게서 잔소리를 듣는 것도 가픈데, 나와서 차에서까지
간섭하는 여자애 소리가 싫어서란다.
가는 길에 대해 별로 연구도 해오지 않고 대충 왔으니, 하드의 녹쓴 머리로만 가자는 심산들인가 보다.
대전 판암IC에 열 시에 만났고, 10시 10분 쯤 출발했는데.... 일단 일반도로로 출발했다. 4번국도를 타고 옥천으로 가다가 37번국도를
갈아타야 하는데, 진입로를 벗어나 버린다. 좀 가다가 되돌려 새로 난 우회 도로를 찾아드느라 족히 5분 넘게 허송했으리라.
대청호 장계다리를 건너 보은군으로 접어들고 현리 조금 지나 502지방도로 右廻하여 큰재를 넘어, 25번국도를 타고 화령재 좀 못 가서
간이 휴게소에 잠깐 쉬니 11시 10분이다.
화령재로 올라가는 25번국도
여기서 화서IC로 고속도로로 올라타야 했는데, 구경하며 가자고 했다.
상주-3번국도(함창-점촌)-34번국도(예천-안동-임화호-진안-황장재-영덕)-7번국도(강구 항, 3:10~4:30)-영덕-
대게로 유명한 강구 항에서(어시장 구경)
고새를 못 참고 소주 한 잔 하는 친구
평해-88번국도 타고 백암온천 한화콘도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좀 전에 넘어온 88번국도(한화콘도에서)
저녁을 먹고 잠깐 산보하며....
부인들.....
우리가 할머니로 만들어 놨구나!
저녁 먹기 전 대게를 먹었다.
여자들이 어찌나 손이 큰지!!! 30만원 어치의 게를 사고, 횟고기를 10만원 어치를 더 산다.
쫌팽이인 나는 아뭇소리 못한다. 잔소리하면 다음 번에 안 데리고 간단다.
술은 고작 소주 다섯 병이다.
왜 술까지 이리 많이 샀담 했다 속으로만......
맛없는 게 서너 마리 남기고
이제는 횟고기를 먹는다.
세 개(접시) 중 하나만 내노라는 내 말에, 여편네 중 한 사람이 반발하며 세 개 다 꺼내논다.
다 먹지는 못했지만 거의 다 먹었다.
친구 하나가 내일 먹을 테니 냉장고에 보관하란다 남은 것을.....
아침에 해장하려 횟고기를 찾으니 버렸단다. 어디다? 쓰레기통에. 찾아다 씼어 와. 까르르......
아침 해장은 종엽이와 나랑이다.
맛없는 게를 안주로 나머지 소주 한 병을 마저 마셨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말했다.
소주 세 병은 종엽이가
두 병 반은 내가
그리고 반병은 당신과 건중이와 현기 부인과 현기가 마셨을 거라고.....
넷 중에서는 최고 음주가라고.....
전날 밤(2010. 3. 17.) '추노' 끝나기 전에 나는 잠자리에 들었었다
남자들은 테레비 보거나 자는데
여자들은 시끄럽다
세 시까지 고스톱 했다나.......(3. 17.~18.)
누군가의 핸폰이 울린다 여섯시라고.....
바짓가랑이를 다리에 껴넣고 나오니 6시 3분이다(첫 사진에....)
눈 내리는 백암산 등산로를 더듬더듬 올라간다
등산로엔 발자욱은 없었다
발 딛기가 죄스럽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2km 남짓인데......
시간은 7시 반이다
갑자기 경사도 가파르고.....
발길을 돌린다
고속도로로 오겠다던 생각이 또 깨졌다.
7번국도를 타고 내려가다가 포항께서 고속도로를 타겠다던 건중이가 프런트에 가서 무슨 정보를 알았나 보다.
결국 88번 국도를 타고 눈 덮인 검마산을 넘는 행운을 잡게 됐다. 2시간 이상 운전을 안했다는 건중이는 키를 용해에게 맡긴다.
나의, 검마산 날망에 잠깐 쉬어 거풍하고 가자는 말에 동의하는 이는 마누라 하나밖에 없었다. 눈 덮인 무릉도원 같던 그 설경!
못내 그립고 아쉬웠다.
또다시 다섯 시간 넘게 달리며, 피곤에 겹고, 알바에 시달리면서 판암IC에 도착하니 더 큰 낭패가 벌어졌었다.
갓길에 세워뒀던 우리 차들이 없어졌다. 견인해 갔던 것이었다.
즐거웠던 부부 나들이가 좀은 식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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