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석회 주문진 나들이

양각산 2008. 10. 4. 10:59

 어제는 개천절이었다. 이 날은 우리나라가 처음 하늘을 연 날로, 어쩌면 개국한 날일 것이다.

우리 모임에서는 몇 년 째 이날과 초파일 석탄절엔 어김없이 야유회를 갖는데, 우리 몸소 차로 움직이는게 아니고, 관광차에 의탁해서 사회 사람과 교감하는 연레 행사다.

 아침 7시에 아침은 아니 먹고 곧이면 허물어질 중앙데파트 뒤편- 지금은 극장도 아닌 신도극장께로 걸어 나간다.

거기에 7시 30분 집결 시간에 맞추기에 족하다. 실은 7시 30분이면 대개 8시 넘어 출발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왔지만 그렇다고 나름대로 문명인이라 자부하는 우리가 시간 약속을 어길 수 있겠는가.

 목척교를 건너서 시간을 보니 5분여 일찍 도착할 듯싶다. 해서 그 5분을 할일없이 방황으로 죽이고 딱 정시에 도착하니 우리네 회원들은 어김없이 다 와 있었다.

그리고 예상했듯이 8시 넘어 10분 좀 못돼서 출발했다.

 죽암휴게소에서 관광차가 준비한 찰밥으로 아침을 때운다. 단무지에 김치와 김이 전부이지만 밥맛은 좋았다. 거친 소주가 나돌았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차가 출발하면서 운전 기사가 바람을 잡고, 홀로 왔다는 어느 중년 남자가 법석이다. 큰 소줏병을 들고 앞에서부터 돌린다.  두 번 왔다 가더라도 술 못한다며 사절했다. 열두 시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내 모토였기 때문이다.

좀 후에는 어떤 여성 떼는 복분자술이라며 빨간 술을 돌린다.

관심이 끌리고, 차례가 와 거절 않고 마셨것다. 후에 안 일이지만 복분자액을 소주에 섞은 불량소주였다. 10시도 안돼 내 철학이 무너지고 말았다.

 또 여흥으로 막춤이 아홉시부터 시작되니, 누가 호응하랴 했지만, 아니다. 제법 돌아간다. 나랑 동갑내기도 오훗반인데 벌써부터 야단이다.

막춤이라면 나도 한가락 하는데 오훗반입네 하고 사양하다 11시 못돼서 결국 합류했다. 땀나게, 중부를 달려 영동고속도로를 진부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막춤울 췄다.

이런 일은 전에는 없었다. 점심 후에나 겨우 하는 일을 말이다.

 진고개에 다다랐을 때는 거의 1시가 다 됐다.  점심은 1시 반 넘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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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전에 함께했던 박미선 같은 이가 왔다. 금년 초파일에 만났지 않나 싶은데 그때 이름도 소개받았지만, 나는 박미선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눈이 크고 얼굴이 동그래, 정말 박미선이었다.

전의 그 때, 그녀는 신앙인이고 직장인이라며 꽤 많은 대화도 나누었었다.

내 산을 좋아하며 닉이 양각산이며, 내 초라한 산행기 등 별 이야기를 다 해었던 듯했다. 그러니까 그 날만은 친했지나 않았나 싶다.

 나는 누굴 만나면 산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내게는 산 얘기 말고는 화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산 하면 할 얘기가 꽤 있다.

 그런 그녀가 내 산행기를 읽었단다.

추석 다다음에 육십령을 집식구와 갔었고, 그 산행기를 사진없이 실었었는데, ......

 내 블로그에 들어와 이 글을 재미 있게 읽었다 하니, 기쁨이자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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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명이 한 버스에 탔으니, 별종의 사람이 함께했겠지.

점심에 주문진에서 식사를 10000원을 더 내고 회로 했는데, 그 때 한 남자가 젓가락을 어떤 여자에게 던져, 눈 두덩이가 부어올랐다.

얼마나 성질이 났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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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별러 놀러왔다가, 한 불한당으로부터 폭거를 당하고, 그 흔적을 가정으로 가져가야 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