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이를 데리고 고향 형님 댁에 가다.
그 날 오후 늦게 비가 붓듯이 내렸는데, 형님과 형수님은 그 비 무릅쓰고 고추를 따다.
추레한 옷에 물이 뚝뚝 듣는 모습으로 몸은 더욱 초췌했었다.
제원면 개티에 있는 어죽집에로 모시고 가서 빠가사리 매운탕으로 저녁을 하고 나오는데 마침 큰 달이 구름을 비집고 나오다.
돌아오는 길에 무지개다리에 무지개빛 불이 곱게 켜져 있었다.
밤 늦게 우리 아파트로 돌아왔는데, 하늘에는 그 달이 더 예쁘게 떠 있었다!
같은 해 같은 달 16일 아침에
뒤 베란다를 무심히 보노라니, 오이 덩굴이 걸려 있었다.
내 심지도 않았는데, 노란 꽃을 몇 달고 아스라이 매달려 있었다.
오후 늦게 소낙비 내리니 퍽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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