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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삼티와 몇 가지 생각

양각산 2008. 5. 26. 11:21

 금산군과 무주군을 가르는 군계이자 도계에 지삼티가 있다. 37번 국도가 금산을 지나 현내리를 거쳐 부남면 가당리로 넘어가는  큰 길 고개로, 지금은 중부고속도(35)도 함께한다.

 내게는 이 재에 대한 몇 가지 옛일이 있다.

하나는 부역에 관한 일이다. 내가 초등학교 적이 아니었나 하는데, 혹 중학교 때일수도 있겠다. 옛날의 도로는 자갈(돌멩이)을 도로 면에 폈다 거두었다 했었다. 그 일을 관에서 하지 않고 면민에게 무보수로 시켰는데 그것을 당시는 부역이라 했었다.

각 집마다 약 10m 남짓 구간을 지정하여 이 일을 시켰는데 지금 생각을 더듬으면 오늘의 지삼교 쯤인 듯싶은 데다. 우리 마을에서 예까지는 근 6km가 되는 곳인데, 어른들이 일이 바빠서 내가 부역에 동원됐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둘은, 옛날 우리집 뒤에 사시는 한 분 친정이 '지심티'근처 어디메라 했다. 그네들 대화에 지심티 얘기가 자주 나오고 지심티절

얘기도 그 때 많이 들었었는데 오늘의 부처당을 일컬을 것이다. 지금은 백일사라는 큰 절이 자리잡고 있지만 옛날에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가 보지는 않았지만....

 어저께 그러니까  2008년 5월 24일, 거산매와 군계 산행을 목사리치에서 지삼티를 목표로 하다가 고리티재(배젱이재)로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알바를 너무 크게 했고, 한 산꾼이 다리가 무리가 생겨서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어서이다. 상평당리에 하산하여 차를 회수하려 부남택시를 부르려는데 연결이 잘 안 된다.

 막간을 이용해 마을 앞 둥구나무 밑의 쉼터에로 갔다. 거기에는 마을 촌노 세 분이 계셨다. 교통과 다른 몇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평댕이 사람들은 홍도리로 넘어가는 재를 홍도재, 배젱이로 넘어가는 고개를 배젱이재 또는 고리티재, 갈티로 넘어가는 재를 갈티재라 한단다. 그런데 반대로 홍도리 사람들은 평댕이재(두어기재), 배젱이재를 배젱이 사람들은 평댕이재, 갈티 사람들도 갈티재를 평댕이재라 부른단다. 결국 이름이 자기 입장서 붙여지는구나 싶었다.

 대화가 무루익어, 화제를 바꿔 이 지방 사람들은 지삼티를 어떻게 부르나 알고 싶어 물으니 의외로 지심티라 부른다 한다.

그러면서 거기에 굉장히 큰 백일사가 있다고 자랑이시다.

 부리면에 사는 나나, 지심티 근처 어디에 친정을 둔 분이나 여기 평댕이는 가당리이기에 지심티에 붙은 마을인데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 지심티라 하는데 어찌하여 지삼티 라고 지도나 행정 구역으로 붙여 놓았을까?